
이번 글은 자금조달 기본개념 및 check point에 대한 두 번째 내용으로서 자금조달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가치평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식 등의 지분증권을 통한 투자진행시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은 나의 회사의 가치가 과연 얼마나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업가치와 투자자가 바라보는 기업가치는 통상 많은 괴리가 발생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재나 과거뿐만 아니라, 향후 수년간의 회사의 성장성을 바라보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사업계획과 이에 따른 재무실적을 어느 시점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는 패션 기업의 입장에서는 브랜드라는 무형가치는 과연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또다른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상 외부 투자기관을 접하기 이전에는 자신의 회사에 대한 기업가치가 도대체 얼마일까, 상당히 막연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회사의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자 평가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결국 투자유치는 점점 어려워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PER(주가수익비율)'를 통한 상대가치 평가법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비상장 기업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주식시장을 통하여 1주당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의 기업가치는 단순하게 1주당 가격x발행주식총수라는 공식으로 단순히 이해할 수 있으며, 흔히 얘기하는 ‘시가총액’의 개념입니다.
그러나 비상장 기업의 경우 통상 정식거래 시장을 통해 주식이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 기업가치를 알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절대가치평가법과 상대가치평가법이 있습니다.
절대가치 평가방법으로는 대표적으로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할인모형(DCF: Discounted Cash Flow Method)과 본질가치평가법 등이 있습니다.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 할인모형(DCF)은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연도별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이에 적정한 할인율을 적용하여 현재가치를 산정하는 평가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미래 현금흐름 및 적정 할인율을 추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향후 수년간의 사업추정을 통한 현금흐름의 계산은 객관적인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고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경우 평가 지표로서 유의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방법으로, 상대가치 평가방법(PER 비교, EV/EBITDA 비교, PSR 비교, PBR 비교 등)이 있습니다.
‘상대가치’라는 단어 자체에는 비교대상 대비 상대적인 가치를 지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절대가치평가는 비교대상 기업보다는 평가 대상 기업만의 미래현금흐름에 촛점을 둔 것이라면, 상대가치는 회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분석해 기업들의 가치대비, 회사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비교하는 개념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러한 비교가능성이 높은 유사기업들이 존재하고, 주식시장이 이러한 기업들의 가치를 평균적으로 올바르고 적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분석대상기업과 비교기업을 비교·평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패션기업은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들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받고 있는지를 분석한 후,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평가방법이 간단하고 현재 유사회사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와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유용한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 경쟁사의 시장가치 중요
그러나 비교기업의 선정시 평가자의 주관 개입 가능성과 주식시장의 오류(기업가치의 저평가 혹은 고평가)로 인한 기업가치 평가의 오류 발생가능성은 상대가치 평가방법의 한계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상대가치 평가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 회사들이 우선적으로 일정한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며 또한, 사업적, 기술적, 관련 시장의 성장성, 주력 제품군 등의 질적 측면에서 일정 부분 평가대상회사와 유사성을 갖고 있어야 평가대상회사와의 괴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상대가치평가 방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는 유사 회사들의 PER 비교를 통한 평가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 제조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의 경우, KOSPI 또는 KOSDAQ 상장사 중 의류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을 선정한 후, 해당 기업들의 거래주가를 바탕으로 PER를 산정합니다.
다만 재무구조 및 사업분야의 비교가능성을 염두하여 일정한 조건을 바탕으로 회사와의 연관성이 적은 기업들은 제외하게 됩니다.
이후 이러한 유사 기업들의 PER의 평균값이 곧 투자자와 시장이 인정하는 패션기업의 전체적인PE로 채택되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대상 기업의 기업가치가 산정됩니다.
위의 도표는 PER 비교를 통한 기업가치 산정의 간단한 샘플입니다. 실제 기업가치평가 실무에서는 여러 다양한 고려 요인과 변수 등이 적용될 수 있으나, 여기서는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정리했습니다.
통상 패션기업의 가치평가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업이 보유한 최대의 무형자산인 브랜드의 가치는 계량화돼 평가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투자자는 단지 패션기업이기 때문에 회사의 브랜드 가치만을 따로 평가해 기업가치평가의 고려요인으로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가치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일 뿐입니다.
PER를 통한 기업가치평가를 이해하게 됐다면, 패션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와 PER를 살펴봄으로써 주식시장이 패션산업을 어떠한 수준으로 평가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PER를 통한 기업가치평가가 해당 기업의 가치를 100% 대변할 수는 없으나 이를 통해 최소한 투자자 관점에서의 자신의 회사의 기업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추후 투자유치를 고려한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도 한 번쯤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태구 교보증권 ECM3팀장
tkyeo@iprovest.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