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 1935-2010)의 의상이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에 기증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와 ㈜앙드레김 디자인아뜨리에(이하 아뜨리에)로부터 앙드레 김의 제작 의상 120여 벌을 기증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중 유니세프가 기증한 의상 74벌(117점)은 앙드레 김이 자선을 목적으로 유니세프에 기증한 옷의 일부다. 앞서 고인은 2006년 "아프리카의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해 써 달라"며 3억 원 상당의 옷 375점을 기증했고, 유니세프는 바자회를 통해 이를 판매했다. 2003년에도 원피스, 코트, 이브닝 드레스 등 의상 500여 벌을 유니세프에 기증했다. 유니세프 김경희 국장은 "몇 차례에 걸쳐 기증받은 의상 중 일부를 박물관에 재기증하기로 결정했다"며 "유니세프 한국 위원회 친선대사로 활동한 고인의 의상이 박물관에서 잘 보존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뜨리에의 기증은 유니세프의 재기증 소식이 알려지면서 추진됐다. 의상 52벌을 기증한 아뜨리에 측은 "유니세프의 기증 소식을 듣고 회사가 보관해 오던 패션쇼 의상, 고인이 직접 입었던 옷 일부를 모아 박물관 측에 전달했다"며 "이를 계기로 고인의 작품이 더 체계적으로 보존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뜨리에는 패션쇼 팸플릿, 디자인 스케치 자료 등도 함께 기증했다. 의상과 물품은 고인이 1990년대부터 작고 직전까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은 현재 목록화 작업을 위해 기증품의 명확한 명칭, 용도, 제작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물관은 기증품의 정리 후 일부 대표 작품을 골라 내달 24일부터 박물관 내 기증 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강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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