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가 이탈리아 스포츠 의류 브랜드 「벨페」를 인수했다. 이랜드 그룹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는 지난 15일 사모펀드 메드인베스트 인터내셔널 SCA가 보유하고 있던 이탈리아 브랜드 「벨페」를 300억원 가격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M&A는 최근 이랜드가 킴스클럽 매각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확보에 다시 주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유사한 해외 브랜드인 뉴발란스, 엘레쎄, 버그하우스 등의 경우 해외 브랜드에 로열티나 라이선스 형태로 확보하여 국내 시장에 론칭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벨페」의 경우 완전한 인수 방식이다. 이러한 인수 결정을 내리고 난 뒤 이랜드는 「벨페」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다른 업체에 브랜드를 제공하고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받는 브랜드 라이선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벨페」 인수를 위해 최근 룩셈부르크에 별도 법인을 최근 설립했다. 별도 법인을 향후 이탈리아 기존 유통망을 중심으로 영업하면서 라이선싱 사업을 벌인 뒤 현지화 과정을 거쳐 직영 매장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벨페」 브랜드가 1920년 설립 하여 벌써 90년이 지난 브랜드로 유럽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 사고 있다. 이러한 메인 브랜드를 바탕으로 라이선싱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타 브랜드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홍콩 의류 브랜드인 「보신」(작년 매출액 4000억원 규모) 인수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업 영역 다각화에 다시 한번 주력하고 있다. 「벨페」는 스포츠룩 전문 브랜드로 스키복, 골프웨어 등 스포츠 및 트렌드 캐주얼 의류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규모는 300억원 전후로 발혀지고 있다. 결국 실효성이 없는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이랜드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인지도와 역사가 있는 해외 브랜드 인수로 발판을 삼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해외 유명 브랜드를 제조하는 업체로 인지도를 확보한 후 국내 브랜드 또는 추가로 인수한 브랜드의 라이선싱 사업 추진을 위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랜드월드가 지주회사이긴 하지만 지난 1/4분기 매출액은 1887억원을 달성했으며, 당기 순이익도 486억원으로 안정적인 자금 동원력이 가능하다. 더욱이 최근 그룹 차원에서 비수익 대형 유통 업체 매각을 통해 유동성도 확보된 상황으로 당분간 이랜드월드가 추진하는 해외 브랜드 인수와 라이선싱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정창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