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김 대리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처럼 김 사장의 주위를 빙글빙글 맴 돕니다. 모르는 척 하기도 뭐해서 김 사장은 김 대리에게 무슨 일 있냐며 한마디 묻습니다. 김 대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김 사장이 괜히 물었다 싶은 이야기를 늘어 놓습니다. 김 대리 왈, 자기는 고등학교 밖에 못 나온 게 한이 되어서 주경야독을 해서라도 꼭 대학 졸업장을 따야겠다는 말부터 시작하더니, 그래서 엄청나게 노력을 해서 드디어 야간대학 어디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야, 김 대리 이거 축하할 일인데, 내가 오늘 회식한 번 쏘지!”라는 김 사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 대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김 사장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그런데, 사장님 등록금이 만만치가 않거든요. 어떻게 다음주까지가 납부일인데 가불 좀 안될까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학등록금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회사 돌아가는 운영자금도 빠듯한데… 하여튼 잠깐 생각 좀 해보자고 자리를 빠져 나온 김 사장이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는데 때마침 자문 노무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얼씨구나 하고 고민거리 이야기를 했더니, “그거 별거 아닌데…”라며 뜻밖의 해결방법을 알려줍니다. 03.7.21~03.8.20까지 노동부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업장의 근로자가 진학할 경우 등록금 전액은 이율 1%에 2년거치로 대부해 준다는 겁니다. 신청서랑 서약서만 작성해서 관할 지방노동관서 관리과에 방문하면 특별한 절차 없이 대부를 받을 수 있고, 특히 보증인이 없더라도 신용보증으로 가능하다는 겁니다. 우리의 김 사장 “보험이라는 것이 맨날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혜택도 많다고 하더니만 별 제도가 다 있네요”라고 말하면서 “그럼 이 참에 나도 대학원이나 가 볼까요?”라고 한술 더 뜨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김 사장님은 사업주라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데도 말입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