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을 하다가 보니 빌딩이 어수선합니다. 알아본 즉슨, 김 사장 회사가 입주한 빌딩의 조그만 업체 하나가 부도가 나서 폐업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무슨 부동산 컨설팅 업체였는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진행하던 사업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이미 경영진은 자취를 감춘 것 같고 직원 대책회의가 소집되고, 김 사장과 평소 안면이 있었던 양 부장이라는 사람이 직원대표가 된 모양입니다. 그리고 양 부장은 빌딩 안에서 노동법이라면 알아주는 김 사장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우리의 김 사장은 딱한 마음에 양 부장을 대동하고 자문노무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해봅니다. 사실 부도나 폐업은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가 없는 근로자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갑자기 부도·폐업이 결정되었을 땐 우선 회사의 부채관계, 자산의 정도(개인사업체인경우엔 사장의 재산까지), 경영부실의 원인, 주문상황 등등을 사전 조사하여 회사의 상태를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폐업이 결정된 경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업주와 함께 공증이 가능한 변호사사무실에서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에 대한 금전채권채무공증이나 이미 담보 설정된 부동산보다는 양도물품의 처분이 가능한 담보물을 확보하는 양도담보공증을 통해 변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재판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것으로, 이후 양도 담보된 물품을 기한이 지나면 처분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가 공증을 거부하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에는 재판을 통해 다른 채권보다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임금내역을 작성하여 관할 노동부에서 ‘무공탁가압류 협조공문’을 받아 관할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임금청구 민사소송 전에 해두면 최소한 임금을 안전하게 변제할 수 있는 물건이나 채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때 특히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폐업시 문제는 회사가 은행, 사채업자, 거래처 등에 무수한 빚과 담보를 설정해 놓아 처분받을 재산이 많지 않을 경우입니다. 이때는 약자인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우선변제권’이라는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명시해 놓고 있습니다. 즉, 회사가 빚이 많더라도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퇴직금은 다른 채권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도저도 어려울 때는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한 체당금을 청구할 수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호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