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자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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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3 오후 3:21:11

혼란스러운 형태는 아예 눈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형태가 눈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상 그 형태가 아름다운지 추한지를 말하거나 느낄 수가 없다. 디자이너가 조형공부를 함에 있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아름다운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정리하는 것이다.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형태의 내용이 아무리 강렬하고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보는 사람의 눈에 마찰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정리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소리지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군더더기의 제거 디자인 공부를 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대개 하늘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자기를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을 원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잘못하면 정상이 아니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고, 더 잘못되면 왕따를 당할 수가 있다. 형태를 정리하는 데에는 두 가지의 단계가 있는데 그 중 첫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군더더기들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 말고는 모두 없애주어야 보기에도 명료하고 내용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군더더기와 군더더기가 아닌 것은 항상 경계가 분명하지 않게 서로 뭉쳐 있고, 무엇보다도 군더더기는 생길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선택하고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형태를 정리할 때는 전체적인 조형적 상황을 파악하면서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신속히 결정하고, 필요없는 것을 제거하면서 완전한 상태의 디자인으로 몰아가는 디자이너의 능력이 필요하다. 사실 음악이든 영화든 문학이든 최고의 단계는 아무런 불순물 없이 정제된 순간이다.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그런 완전한 상태, 이것이 모든 예술이나 상황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흔히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는데, 조형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초보적인 단계는 디자인의 가장 궁극적인 단계와 일치된다. 상식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형태를 이루고 있는 조형요소가 많아서 눈요기 거리가 많은 디자인은 단순한 형태에 비해서 디자인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디자이너들의 조형적 능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가려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조금의 실수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옥에 티’라는 말처럼 조형을 구성하는 요소가 적은 형태는 조그마한 하자가 있어도 투명하게 드러난다. 나아가 디자이너의 조형적 감각은 선 하나 색 하나에 숨김없이 그대로 발휘된다. 게다가 조형적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요소도 적기 때문에 시각적인 재미를 주기도 쉽지 않다. 재미를 주려다가 조금만 잘못하면 그대로 옥의 티가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형태는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형태가 단순할수록 디자이너에게는 자신의 능력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위험이 있고 단순한 형태 속에 여러 가지를 함축해서 구현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에게는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추리고, 최대한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개인기를 발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무균질의 굳 디자인들 실지로 좋은 디자인은 대부분 군더더기가 제거된 무균질의 형태를 가진다. 안도 타타오(사진 1)나 르꼬르뷔제와 같은 건축가의 작품이나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캘빈 클라인(사진 2)과 같은 패션 디자인의 거장들이 만든 옷. 루이비통(사진 3)과 같은 값비싼 명품들이나 아우디(사진 4)나 벤츠 같은 최고급 자동차, 뱅 앤 올룹슨(사진 5)과 같은 최고급 오디오 제품들은 거의가 한 올의 군더더기도 없는 정제된 형태를 가지고 디자인 세계에 우뚝 서 있다. 필요없는 것을 없애는 간단한 방법 이처럼 형태의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은 형태가 눈에 잘 감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정도로 출발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디자인의 조형적인 질을 향상시키는 적극적인 의미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준은 많은 공부를 하고 난 뒤에나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하다 보면 한 걸음도 못 걸을 수가 있으니까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고 우선은 형태가 쉽게 인지되도록 정리하는 문제에만 집중하도록 하자. 형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필요없는 것을 구별해서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선 초기 단계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조형적인 성질이 다른 소수의 요소들을 추려주는 것이다. 공통점이 없는 것을 없애주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처럼 한 면에 삼각형, 사각형, 원과 같은 조형요소들이 마구 섞여 있는 경우에는 가장 숫자가 적어서 전체적인 느낌에 어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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