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트롱프 뢰유(trompe-l’o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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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4-12-18 오후 6:00:41





2000년대 이후 인터넷과 사진의 발달로 일부 계층만 향유할 수 있었던 패션 컬렉션을 전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나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대중의 의견 또한 인터넷을 통해 디자이너에게 직접 피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패션계에는 과거와 다른 변화를 가져왔는데, 그 중 하나가 어려운 주제의 개념주의 패션보다 시각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패션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사진의 특징은 3차원인 입체적인 의상과 인간을 평면화 시킨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2차원과 3차원의 혼동을 이용한 재미를 추구하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패션계에서 트롱프 뢰유(trompe-l’oeil) 기법이 많이 사용되게 된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한 몫 하게 되었다.

‘눈속임, 또는 착각을 일으킴’이라는 뜻으로 회화에서는 3차원의 입체적인 세계를 2차원으로 환원한 그림에 사용되었다. 트롱프 뢰유를 패션에 처음 도입한 사람은 엘사 스키아파렐리였다.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세일러 카라와 리본이 달린 것처럼 짠 스웨터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로 이러한 니트 기법은 소니아 리키엘을 비롯한 많은 디자이너에 의해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최근에는 원래 몸통보다 작은 면적은 밝은 색으로, 옆구리 부분은 짙은 색 등으로 변화를 주는 면 분할이나 그림을 통해 원래 신체보다 날씬해 보이도록 한 디자인이 많이 선보였다. 대부분의 컬렉션 사진은 정면만 찍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인체의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보다는 정면에서 봤을 때 날씬해 보이는 편에 디자이너들이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꼭 날씬해 보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넥타이나 목걸이, 스카프를 두른 것 같은 그림을 그려 웃음을 주는 코드로도 사용된다.  

그런데 이번 2015 S/S 컬렉션에서 아주 재미있는 실험을 한 디자이너가 등장했다. 쿠니히코 모리나가에 의해 2003년 론칭된 ‘언리얼리지(Anrealage)’ 컬렉션에는 마치 옷에 그림자가 진 것 같은 이미지를 완전한 하양과 검정을 사용하여 3차원으로 완벽히 표현해 낸 것이다.

마치 이상적인 뎃생을 위해 45도 각도에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를 나타내기 위해 재킷의 라펠과 주머니 덮개, 플리츠 스커트의 안쪽 주름, 진주 장식과 도일리 카라, 그리고 재킷과 스커트의 밑단 밑으로 드리워진 그림자까지 완벽히 구현했다.

무엇보다 실제 강렬한 조명 빛을 이용해 하얀색 옷에 그림자 패턴이 나타나도록 만드는 실험을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를 확실히 표현해냈다. 새로운 트롱프 뢰유 방식의 등장이었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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