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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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4-05-15 오후 7:05:04




패션에서 신발만큼 양극단의 요구를 만족시켜줘야 하는 아이템이 있을까? 형태로써는 조각품에 가까울 정도로 세심하게 비율과 형태를 조율하여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며, 동시에 인체를 가장 편안하게 보완해 줘야 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요즘에는 8cm 이상의 스틸레토 힐 아니면 1cm 내외의 플랫슈즈로 양 극단의 굽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구두는 5~7cm 의 중간 높이의 굽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스틸레토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게 된 것은 분명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160cm 정도의 아담한 여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가 사랑했던 아찔한 굽의 구두들 덕분에 화면에서 그녀는 늘씬한 모델들 부럽지 않은 비율을 선보였고, 비율의 중요성 대한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어주며 21세기의 패셔니스타로 등극했다.

마치 발끝으로 서있는 발레리나처럼 스틸레토힐에 의해 다리에서부터 발등까지 쭉 이어져 내려오는 시선 덕분에 다리 길이가 훨씬 길어 보였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아름다운 구두에 집착을 보이고 수집하는 취미가 하나의 트렌디한 현상으로 비춰진 점 또한 일부 디자이너와 매니아층에 한정되어 있던 스틸레토힐의 폭발적인 수요와 공급을 촉진시켰다. 더불어 높이뿐 아니라 구두 굽에 대한 디자인의 폭도 확장되었다.

이전까지 발을 감싸는 윗부분인 갑피 디자인이 구두 디자인의 주를 이루었다면, 높아진 굽을 얼마나 다양하고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가가 디자이너들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 덕분에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의 구두 중에는 마치 전시장 안에 있어야 할 예술작품처럼 보이는 디자인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앞에서 밝혔듯이 아무리 예쁜 신발이라도 편하지 않으면 외면 받는다. 스틸레토힐은 특히 높이뿐 아니라 가느다란 굽이 특징이었기 때문에 발의 앞 부분으로 온 몸의 무게를 지탱해야 했다.

따라서 스틸레토힐을 신고 활동한 날이면 밤에 녹초가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젊었을 때 패션이라면 뭐든 했을 여성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낮고 두툼한 굽의 구두를 고르는 것은 그녀들의 취향이 고루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건강을 더 우선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트리트 패션에서 건강과 편안함을 위해 통굽의 클리퍼나 두꺼운 굽의 클로그 형태의 신발들이 유행하는 것도 스틸레토힐의 쇠퇴를 짐작할 수 있는 징조이다. 감이 빠른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심리를 너무도 빨리 잡아낸다.

2014 F/W 컬렉션에서 최고급 명품 브랜드인 ‘샤넬’과 ‘디올’에서 스틸레토힐을 벗어나 운동화를 대거 선보였다.

하지만 디자인은 완전히 달랐는데, ‘샤넬’에서는 칼 라거펠트의 손길을 거친 완벽한 스포츠화 형태의 운동화를, ‘디올’은 스포츠화의 중창부분을 구두와 결합시킨 또 하나의 새로운 조형물을 선보였다.

2~3년 뒤 여성들의 발에는 스틸레토힐을 찾아보기 힘들지도 른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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