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때때로 연예인을 봤을 때 뒤에서 ‘후광’이 비쳤다거나, 그 존재만으로 ‘자체 발광’하는 인물이 있다고들 이야기 한다. 그 스스로 빛을 뿜어 낸다는 것은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눈이 부신 빼어난 외모나 아우라를 갖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어떠한 인물에게서 빛이 난다는 것은 종교에서 성인이나 신화 속 인물, 또는 위인 탄생의 전설처럼 범인을 초월한 존재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명화를 살펴보면 대부분 주위는 어두운데 막 탄생한 아기에게서 빛이 나 주위를 밝히고 있거나, 성모 마리아 뒤에 후광이 비치는 식으로 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가 사회를 지배했던 중세에서 빛은 신적인 것의 상징이었다.
미학 용어로 ‘광휘’, 또는 ‘광의’로 불렸으며,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더불어 ‘빛의 미학’과 결부되었다.
꼭 기독교뿐 아니라 많은 종교에서 빛은 신의 초월적 능력을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불교에서도 불상 뒤에 광배를 만들어 그 신묘함을 표현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이 스스로 빛을 뿜어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사람은 도구를 이용한다. 역사 시간에 배웠듯이 청동거울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 아니다. 청동거울은 제사장의 권위를 높이는 제사 도구로 사용되었다. 윤이 나도록 닦아 태양의 빛을 반사시켜 무지몽매한 대중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도구였던 것이다.
제사장의 몸을 장식한 청동 장식들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 반짝였고, 그 빛을 본 사람들은 신과 교감하는 그의 능력에 무릎 꿇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빛을 이용해 권위와 특별함을 표현하려는 장치는 신과 제사장에서 왕으로 그 역할이 옮겨갔다.
제사장의 거울과 신의 머리 위에만 표시되던 빛은 왕의 머리에 씌워진 왕관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재료도 청동이나 황금빛에서 좀 더 화려하고 다양한 색의 보석으로 바뀌었다. 왕관의 형태가 방사형이 많은 것도 광배 같은 이미지를 주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남의 눈을 부시게 할 만한 외모나 권위를 갖지 못한다.
그렇다면 옷을 이용해 빛이 나는 것 같은 효과를 노려보면 어떨까? 후세인 샬라얀의 LED 드레스처럼 기계 장치를 이용해 말 그대로 자체 발광하는 옷을 입을 수도 있지만 실용적이지 못하다.
차라리 광택이 있는 소재나 빛을 반사하는 소재의 옷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2014 S/S ‘톰 포드’의 컬렉션에서 제대로 빛을 반사하는 의상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인체의 곡선을 따라 온 몸을 감싼 인조보석뿐 아니라 가죽마저도 강렬한 조명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이 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것은 당당한 태도이다. ‘표정이나 눈, 몸가짐에서 나타나는 기색이나 태도’ 또한 빛의 정의 중 하나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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