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레이디 룩(Retro lady look)은 재해석된 복고풍의 패션을 의미하는 '레트로(Retro)'와 여성스러운 몸의 곡선을 잘 살려낸 '레이디 라이크 룩(Lady like look)'이 합쳐진 말이다. 이 스타일은 말 그대로 1950~60년대에 유행했던 허리를 잘록하게 조여 여성미를 강조한 레이디 라이크 룩을 현대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것을 뜻한다.

최근 들어 레트로 레이디 룩이 나타나는 데는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삶과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의 것으로부터 디자인의 영감을 찾으려는 복고적 성향은 대개 현재의 삶이 퍽퍽하고 괴로울 때 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과거를 돌이켜보며 그 때가 좋은 시절이었다고 회상하고 싶을 때 레트로 스타일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여성스러운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주로 일자리가 부족하거나 물가가 높은 경제적 불황기에 여성스러운 옷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1930년대의 롱 & 슬림 스타일이 그랬던 것처럼 H라인 실루엣에 활동하기 편한 옷보다 여성성을 부각시켜 우아하고 정숙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옷이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요즘의 레트로 레이디 룩은 단지 두 가지의 스타일이 혼합된 데서 그치지 않고 진화를 시도한다. 보다 현대적인 소재와 미니멀한 실루엣을 사용하는 것이다. 여성의 곡선미를 강조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간결한 실루엣에 착시를 일으킬법한 패치워크를 더해 복고풍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재해석'을 하지 않고서는 레트로라는 이름도 붙이기 어려운 법이다.

김민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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