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룩(Utility Look)’은 유용, 실용적이란 의미의 ‘유틸리티’(Utility)에 패션 스타일의 경향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룩’(Look)을 결합해 만든 단어다.

원래 ‘유틸리티 룩’은 2차 세계대전 중 물자와 원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 탄생된 스타일의 일종이다. 전 세계가 전쟁에 휘말린 상황에서 영국무역위원회는 디자이너들을 소집하여 공식적으로 원단의 폭이나 사용량을 제한했고, 전쟁에서 쓰고 남은 원단을 사용하여 옷을 디자인하도록 했다. 나름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은 30가지 이상의 창의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대량 생산된 옷이 바로 유틸리티 룩이다.

유틸리티라는 말의 뜻대로 실용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장식을 배제하여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좁은 폭의 옷감으로도 만들 수 있도록 무릎 길이의 스커트와 각진 어깨선에 짧은 길이의 재킷 등이 유틸리티 룩의 특징이다.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만들어진 옷이기 때문에 밀리터리 스타일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장식이나 디테일이 매우 적고 간소하다. 게다가 명도와 채도가 비슷한 색끼리 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탄탄한 기본이 밑받침 되어주니 스카프나 벨트 같은 액세서리를 바꿔 주는 것 만으로도 다른 이미지를 연출하기 쉽다. 그야말로 실용적인 옷이다.

김민경 객원기자
tamike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