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젤로 미술관에서 만나는 피렌체의 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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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디자인 기행

2012-06-01 오후 6:08:02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조각의 원조라고 칭송할 수 있는 것은 도나텔로의 다비드 상에서 기인한다. 외모가 아름답다고 하기 보다는 자태(?)가 아름답다고 할 만하다.


도나텔로는 미켈란젤로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두드러진 조각가였다. 유연한 포즈, 뛰어난 묘사, 피부가 살아 숨 쉬는 듯 한 모습의 조각은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할 만하다. 하지만 도나텔로는 사실 미켈란젤로의 한참 선배다. 후기 고딕과 초기 르네상스 시대 사이에 낀, 르네상스에 애매하게 한발을 걸쳐놓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조각은 이미 한참이나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이 다비드 상은 르네상스를 지나 낭만주의에 가 닿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남성 상임에도 불구하고 조각에서 느껴지는 뇌살적인 감성이 무척 자극적이다. 로마시대 이후 최초로 만들어진 누드 상이라고 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모든 점에 있어서 완벽할 뿐 아니라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 있다. 오죽했으면 인체를 직접 뜬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고 하며, 너무 섹시한 모습 때문에 조각가가 곤욕을 치를 수도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뒤에 권력자가 버티고 있어서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하는 데, 아무튼 뛰어난 조각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조각이 있는 곳은 피렌체에서도 손꼽히는 조각이 모여 있는 바르젤로 미술관이다.



이곳은 원래 포폴로 궁전이었는데, 메디치 가문이 경찰서장이라는 뜻을 가진 바르젤로를 이 궁에서 살게 하는 바람에 이곳은 재판소, 감옥, 고문실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처형된 범죄자들의 시체를 안뜰에다 전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도나텔로의 조각을 비롯한 이름난 조각들을 모아 놓은 곳으로 피렌체를 대표하고 있다. 그걸 말해주 듯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조각들이 맞이해 준다. 이곳에 있는 조각은 그리 유명한 작품들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렇게 유명하거나 고전적인 조각은 아니지만 한 소년이 개구리를 잡느라 여념이 없어 보이는 아름다운 조각이 눈에 띈다. 소년의 조각이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이 넘쳐 예사롭지 않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 건물을 빛내고 있는 여러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미켈란젤로의 초상조각과 더불어 그의 유명한 브루투스 상과 바쿠스 상, 그리고 지암볼로냐의 날렵한 머큐리 상들이 모여 있다.



모두 이탈리아의 대단한 조각 솜씨들을 보여준다. 한참을 보다가 위층으로 올라가면 문제의 다비드 상과 유명한 성 지오르지오 상이 있는 건물의 꼭대기 넓은 공간이 나온다. 거대한 둥근 돔 아래로 엄청난 공간이 펼쳐지는 데, 넓은 벽에 당당하게 서있는 것이 바로 성 지오르지오 상이다. 한국의 미술학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고상의 원형이다.


실물을 대하면 옛 추억이 떠오르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소년 같으면서도 여성스러운 얼굴은 도나텔로의 전매특허 같은데, 우뚝하게 서 있는 몸은 당당하고 힘차다. 용과 싸워 이긴 성전사의 포스가 적지 않게 느껴진다.


특히 먼 곳을 째려(?)보는 듯한 인상은 매우 신경질적이면서 이 성자의 성격을 한 눈에 잘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히스테릭한 여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성자가 서있는 아래 부분을 보면 그가 용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여기까지 보면 이탈리아 특히, 피렌체의 조각을 흠뻑 느끼며 예술적 향기에 젖어들게 된다. 이 작은 건물 안에 이처럼 위대한 예술품을 넣어 놓은 이탈리아 예술의 힘에 다시 한 번 감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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