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그리고 지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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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가레스퓨 ③

2012-05-04 오후 4:55:14



가레스 퓨의 충격적인 패션쇼는 다른 디자이너와 무엇이 다를까? 무엇이 그를 특별한 디자이너로 느껴지게 만드는 걸까? 마르틴 마르지엘라나 빅터 앤 롤프, 레이 가와쿠보처럼 패션쇼가 현대의 예술 퍼포먼스로 받아들여지는 대선배들의 쇼와 다른 그의 차별화 전략을 살펴보자. 


우선 그는 색이 명확하다. 명확하고 쉽다. 다른 디자이너들도 색이 분명하다. 하지만 가레스 퓨처럼 쉽지는 않다. 꼼 데 갸르송의 컬렉션은 난해하다. 마르틴 마르지엘라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잘 모르겠다. 빅터 앤 롤프는 이야기 하려는 바가 매번 바뀐다. 


그에 비해 가레스 퓨는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직선’라는 자신의 방향성을 정하고 난 뒤에는 지속적으로 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선택과 집중화 전략이다. 물론 데뷔한지 10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에는 또 다른 주제로 옷을 연구할 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직선 하나만 파고들고 있다. 앞선 컬렉션의 연장으로 2012년 F/W 시즌에는 여러 선적 요소, 모피부터 프린지, 각종 끈을 이용한 컬렉션으로 발전되었다.


사실 그의 컬렉션에서 보여지는 아주 특이한 형태의 옷을 제외하면 보여지는 옷의 아이템도 비슷해 보인다. 몸에 꼭 맞는 시스드레스, 천을 두른 듯 얼굴이 살짝 가려질 정도로 목 위가 높은 칼라가 있는 베스트와 단단해 보이는 스트레이트 팬츠, 그리고 X라인의 풍성한 드레스로 마무리 되는 것이 그의 컬렉션 패턴이다. 단지 동일한 선이라는 주제에 따라 달라진 소재나 연구 결과를 얹을 뿐이다. 


패션 디자이너는 매 시즌 새로움을 제시 한다. 그것이 누군가 시킨 의무나 역할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으면 디자이너의 존재이유도 없어진다. 새로움이란 다양한 방향으로 제시될 수 있다. 새로운 기법, 구조, 형태, 실루엣, 색, 소재, 무늬처럼 보여지는 것도 있고, 새로운 개념이나 사상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과거의 것들과 단절 된 채 하늘에서 툭 떨어진 새로운 것은 없다. 과거의 것이 발전 된 새로운 것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과거의 것을 재해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새롭게 볼 것인가, 그리고 시의적절한 시기에 그것을 디자인으로 새롭게 풀 것인가가 중요하게 된다.


샤넬의 블랙 미니 드레스나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플리즈의 성공도 과거의 유산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가레스 퓨의 디자인 방법론도 그랬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직선’이라는 고리타분한 주제를, ‘스트라이프’로 남발되는 이 주제를 다시 참신하게 풀어낼까를 고민했고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그의 초기작들은 어렸을 적 갖고 놀던 프라 모델 로봇같이 연약한 인체를 단단한 철판으로 과장하여 드러내고 싶은 남성다운 힘, 남자아이의 원초적 욕망이 디자인적으로 직선이라는 요소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고학수 현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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