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가 달린 방풍, 방한용 재킷을 칭하는 말. 처음에는 에스키모들이 입었던 모피 재킷을 말하는 것으로 모자가 달리고 하프코트 길이인 것이 특징이었다.

에스키모들의 옷을 본 노르웨이 사람들은 20세기 초반, 비바람과 눈을 막을 수 있도록 모자를 단 두터운 보온용 재킷을 만들어 아노락이라 불렀다. 원래는 앞 트임 없이 뒤집어 써서 입는 풀오버(full-over) 형태의 옷으로 겨울철의 작업복이나 스포츠웨어로 사용되던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비슷한 방한용 재킷인 파카(parka)와 의미가 합쳐지면서 앞에 여밈 장치가 달린 것에도 아노락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볼륨감 넘치는 패딩 코트나 딱딱한 울 코트라는 선택지 외에도 다른 길이 열린 셈이다.

캐주얼하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가진 아노락은 대개 간절기의 카디건처럼 겹쳐 입는 아이템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자면 겉옷과 안에 입는 옷을 비슷한 이미지로 통일하기 쉽지만 이렇게 상식적인 조합은 재미가 없다. 안에 입는 옷을 클래식하거나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가득한 것으로 선택하면 아이템 간에 강한 대비가 일어나 세련된 개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일상에서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지 않는 조합이 어떤 것이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하게 시도하다 보면 자신에게 적합한 조합이 발견될 것이다.

김민경 현디자인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