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에 주로 입는 방한 의류 중 한 가지로 소매가 없고 앞 트임이 있는 겉옷. 대개 넉넉하고 큰 실루엣을 하고 있다. 후드나 여밈의 여부에 따라 망토나 판초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딱히 가리지 않고 사용되어 구분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혼용되고 있다.

몸을 입체적으로 감싸서 최대한 온기를 유지하려는 체형형(體刑型) 옷과는 달리 케이프는 어깨에서 밑으로 걸쳐 입는 옷이다. 바람이 술술  들어와 온기를 빼앗아가기 딱 좋은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바람 부는 겨울날에는 보온효과가 뚝 떨어진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무뎌지고 난방시설이 발달한 요즘에는 케이프 하나만 겉옷으로 입는 일이 많아졌다.

사실 케이프는 근본적으로 몸의 형태를 싹 덮어 독자적인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다. 몸매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어깨 밑으로 폭 감싸인 듯 둥글게 보여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별다른 고민 없이 뒤집어 쓰면 되는 옷으로 생각하기 쉬운 조건이다. 하지만 케이프는 전체적으로 상호보완의 관계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신체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도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키가 작은 사람은 짧은 길이의 케이프를 입어 하체의 비례를 드러내 주어야 하고, 체격이 큰 사람은 케이프 위로 벨트를 둘러주어 라인을 만들면 슬림하게 보인다. 딱 붙는 옷을 입고 케이프를 두르면 실루엣에 대비감을 주어 세련된 이미지로 만들어 준다. 대비효과의 미적 상승작용을 기대해 보자.

김민경 현디자인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