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사진) 프리젠테이션때 받았던 감흥은 아직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기존의 핸드폰과 비교해 너무나도 새롭고 매력적인 디자인과 기능은 전세계인들을 흥분 시키기에 충분 했었죠.
아이폰의 충격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미국에서 출시되자 마자 중국 대륙 밀수품이 들어와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그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핸드폰이 되었습니다.
이런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삼성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겨낭한 차세대 터치폰 ‘옴니아’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출시되자 마자 ‘짝퉁’ 옴니아가 중국의 핸드폰 매장에 나타나 중국삼성 본사에서 비상이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당황한 삼성은 해당 업체를 찾아 당장 불법 복제된 핸드폰의 유통을 막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찾아낸 불법 복제폰 공장을 지적 재산권 침해로 고발하지 않고 오히려 합작을 제안했습니다. 수백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신상품 보다 더 성능이 좋은 휴대폰을 만들고 있는 공장을 보고는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중국에는 ‘애니콜(Anycall)’과 비슷한 ‘애니캣(Anycat)’이라는 휴대전화 브랜드가 있습니다. 마찬 가지로 아이폰(iPhone)은 하이폰(HiPhone)과 마이폰(MyPhone)이라는 이름으로 일반 핸드폰 매장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런 제품을 ‘산짜이(山寨·산채)’라고 부릅니다. ‘산짜이’는 원래 수호전(水滸傳)의 양산박 같은 산적들의 소굴을 뜻하는데 중국의 무명 기업이 세계적 브랜드에 대항하는 양상이 옛날의 '산채'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이 용어가 유래했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자라(Zara)」는 이제 전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지만 스페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션 선진국 이태리와 프랑스의 하청 오더를 수행하던 작은 나라였을 뿐 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세계의 트렌드를 쥐고 흔드는 브랜드를 가진 패션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전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다른 나라에서 주문한 제품만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뛰어 넘어 중국만이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어 보입니다.
여러 가지 패션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아직 패션 문화의 성숙단계가 더 필요하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글로벌한 중국 브랜드가 탄생 하는 것이 무작정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윤대희 중국 디더블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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