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고 보아야할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공개됐다. 비틀즈의 노래를 주제로 한 이 영화는 1960년 대 미국 젊은이들의 사랑, 학업, 꿈과 그들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을 담고 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영화팬들, 음악팬들의 관심이 쏠린 요인은 주옥같다는 표현이 딱 맞을 비틀즈의 음악 때문. 이 영화는 비틀즈의 노래 33곡으로 재구성해 한곡 한곡의 멜로디와 가사에 뮤지컬 형식으로 녹여내고 있다. 주인공들의 이름조차도 비틀즈 노래에서 따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Hey Jude의 주드와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의 루시). 이 영화가 비틀즈를 통해서 그리고 있는 1960년 대의 사회 문화를 살펴봤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러온 관객들에게 “왜 이 영화를 선택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음악때문에”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비틀즈 노래가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사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듣는 재미만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
영국 리버풀의 조선소 직원인 주드와 미국 화이트칼라 백인 가정의 루시를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는 초반 파티 장면에서부터 영화는 모노톤과 파스텔톤의 대비로 주인공의 차이를 한 눈에 보여준다. 바와 무도회장, 레오파트 프린트 블라우스와 화이트 드레스, 가죽재킷과 정장에 보타이는 주인공들의 이력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주드와 루시는 이런 인물입니다’라고 말해준다.
영화는 주드와 루시가 만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모든 순간들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교차 편집하는 방법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선사한다. 비틀즈의 노래 두 곡이 각기 다른 목소리로 엇갈려 들리면서 주인공들이 군무에 가까운 춤을 선보이는 장면들은 마치 애니메이션 한편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리버풀 출신의 주드가 미국에서 맥스와 만나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 중에서도 맥스의 동생 루시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결코 단조롭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이 너무도 다양한 등장인물들. 프리스턴대 학생에서 자퇴생, 군인으로 신분이 변하는 맥스와 백인 중산층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맥스의 가족, 뉴욕에서 만나는 예술가 집단, 반전 시위대 등 다른 인종, 계급의 사람들과 그들이 보여주는 제각각의 스타일은 영화에 풍성함을 더한다. 베트남전과 반전운동이 영화의 줄거리에 끼어들면서 영화는 모즈룩, 버튼다운룩, 미니스커트, 에스닉에서 히피룩까지 1960년 대 패션의 흐름을 관통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옷차림으로 보수적인 기득권, 아이비리그의 전도 유망한 청년, 꿈으로 가득한 자유로운 청춘 등 맡은 바 역할을 보여준다.

귀여운 백인 소녀가 반전 운동가로
영화에서 가장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는 인물은 루시. 영화 속에서 가치관의 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루시는 「랄프로렌」 카탈로그에서 스트리트 캐주얼까지 극과 극의 패션을 선보인다.
시작부분의 루시는 백인 중산층 가정의 평범한 소녀. 무릎까지 오는 플레어 스커트, 셔츠, 니트의 요조숙녀 차림에 화이트, 옐로 등 청순해 보이는 컬러를 즐기는 루시는 아무 걱정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루시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 것은 남자친구 대니얼의 전사하면서 부터. 대니얼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하면서 루시는 고향을 떠나 오빠 맥스가 살고 있는 뉴욕으로 떠난다.
‘푸딩 그릇’ 같은 머리로 부모님의 훈계에 시달리는 오빠 맥스는 프리스턴을 자퇴하고 뉴욕에서 백수로 지내던 상태. 루시는 맥스와 함께 하면서 라틴계 세이디, 동양계 프루던스, 맥스의 친구인 주드 등과 어울리게 된다. 주드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주드와의 사랑이 시작되는 단계, 함께 바닷가를 찾은 루시의 옷차림은 한층 캐주얼해졌다. 벽에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주드를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루시는 통이 넓은 청바지, 에스닉한 무늬가 들어간 화이트 블라우스 차림이다.
이후 반전 운동가로 활동하게 되면서 통이 넓은 스판 청바지는 루시의 베스트 아이템으로 자리잡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다채로운 컬러의 옷과 액세서리를 선보이는 데 반해 루시는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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