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의 변화가 몇 번씩 일어난다고 해도 여자가 아기를 낳는다는 사실은 아직 변함이 없다. 모 영화에서 남자가 임신한 것으로 나온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새 생명의 탄생은 여성의 몫인 셈이다. 아기란 바로 나의 유전자를 받아서 또 다시 후손에게 남겨줄 유산이면서 또한 내가 이 세상에 왔었다는 흔적일 수 있다. 영국의 모 연구소에서 발표한 최신 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70년대 이후 남성들의 정액 속에 있는 정자의 숫자가 30% 이상 감소했다는 내용이 있다. 각종 유해 물질과 환경오염,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남성 구실을 할 수 없는 남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 스스로가 지켜야 할 건강에 대한 내용은 다음 편으로 미루고,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남성들에게 좋은 여성을 고르는 방법이나 말해보자. 옛날에는 남자가 결혼할 나이가 되면 중신아비들이 여러 집안을 돌아다니며 처지가 비슷한 집안의 처녀를 물색하는데, 시어머니 될 사람은 반드시 관상쟁이를 동원해서 처녀를 살폈다고 한다. 1766년에 저술된 『증보산림경제』에 따르면 좋은 여자의 조건을 13가지로 압축해 놓았다. 눈매가 길고 눈 끝이 젖으면 안되고, 눈썹이 길고 이마가 펑퍼짐하며, 콧날이 오뚝해야 하고, 피부에 광택이 나면서 좋은 향기가 나야한다. 살결은 부드러워야 하고, 얼굴은 순해 보여야 하며, 어깨가 모나지 않아야 하고, 등은 두툼해야 한다. 손은 봄에 돋아난 죽순처럼 희어야 하고, 손바닥은 붉어야 하며, 젖꼭지는 검고 단단해야 하고, 배꼽은 깊을수록 좋다. 엉덩이가 펑퍼짐해야 하고, 배는 커야 하며, 머리카락이 검으면서 굵어야 좋다. 또한 관상과 더불어 집안의 내력을 살피는데, 나쁜 일로 조실부모하거나, 부모에게 흠이 있거나, 나쁜 소문이 들리면 일단 신부 후보에서 제외했다. 왜 이렇게 신체적 사회적 조건을 꼼꼼히 따졌을까? 그것은 바로 임신과 출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나이 어린 여자가 부모의 음행을 보았다면, 어린 나이에 성욕이 생겨나므로 딸을 많이 낳는다. 또한 품행이 방정맞고 성질이 나쁜 여자는 생리(월경)가 고르지 못하므로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얼굴이 지나치게 험상궂은 여자는 좋지 못한 일이 많고, 지나치게 예쁜 여자는 복이 없지만 집안의 화근도 될 수 있다. 너무 마른 여자는 피가 모자라서 임신이 잘 안되고, 너무 뚱뚱한 여자는 몸에 기름기가 너무 많으므로 또한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건을 통과해서 신부 될 여자가 최종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바로 의사의 판단이었다. 여의(女醫)가 처녀를 진맥해서 월경 여부를 살피고, 자궁이나 몸에 몹쓸 병이 있는지를 진찰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무사 통과해야 비로소 좋은 여자로 공인되고, 양가에서 혼인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시킬 수 있었다. 요즘은 스피드 시대이다. 남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얻어서,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살아남는 시대이다. 그러다 보니 연애나 결혼도 초스피드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일수록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여기는데, 감정만 앞세우다 보면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좋은 여성이란 내 감정에 부합되는 여자가 아니라 훌륭한 어머니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여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