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정확히 7년 동안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다이어리를 쓰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인생 관리, 시간관리, 아이디어 모음, 창조적 행위라는 표현할 정도로 중요했고 인생을 경작하는데 있어서 큰 부분이며 전략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맞는 독특한 취미가 있었는데 만년필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스타일별로는 모두 모으지는 못했고 브랜드별로 하나씩 모았다. 그러나 내게 큰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7시간만에 나의 습관과 취미생활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비유해서 비슷한 말이 있는데 ‘어머니가 20년 동안 아들을 남자로 만들며, 애인은 그 남자를 2분만에 바보로 만든다'라는 것이다. 여하튼 핵심은 7년의 습관이 어떻게 불과 7시간, 7분만에 사라질 수 있을까? 분명 나도 애인을 만난 것이다.
PDA는 다이어리와 노트북 그리고 전자수첩의 기능이 융합되어진 것으로서 알람기능, 일과 우선순위 기능, 스케줄 관리, 메모 관리, 전화번호 등 지금까지 갈망해왔던 나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도구다. 아니, 염원했던 마술이다. PDA를 처음 본 것은 우연이었다. 부하직원이 이 조그만 기계를 만지작거리면서 작동하는 것을 보다가 홀딱 반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후 나는 당장 구매하게 되었고 갑자기 이 PDA전도사가 되어서 대가 없이 50개 정도는 팔아준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일이 났던가? 아니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일단 다이어리 브랜드는 이제 충성 고객 한 명(권민)이 사라졌다. 또한 만년필 브랜드들도 한명의 고객이 사라진 것이다. 사라졌다는 것은 시장이 없어진 것과 같은 말이다. 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일단 PDA의 여러가지 프로그램들로 인해서 나의 시간과 나의 메모들이 묻히는 것을 막아서 개인적인 생산성이 올라갔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약속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나의 하루일과를 약속 기억 알람을 통해서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말하면 특정 제품의 전면광고가 될 것 같아서 자재하도록 하겠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이동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가치와 욕구에 화학적 반응으로 인해서 무엇인가가 완전히 변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는 가치이동이라고 말한다.
가치이동
패션시장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이동' 자체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물결에서 끊임없는 변화의 추구 없이는 경쟁우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에이드리언이 말하는 가치이동의 핵심 메시지다.
한마디로 가치이동이란 경제적으로 노후한 사업설계를 떠나 좀더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효용을 창출하고 생산자를 위해 가치를 실현해 주는 새로운 분야로의 순간 이동을 말한다. 이러한 가치이동은 소비자의 욕구 및 지불의사 패턴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하는 패턴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사업설계는 어떤 것인가라는 착상에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트렌드 속도가 모방 속도에 비해 느리다. 이런 모방의 빨라짐에 따라 트렌드를 리드하는 리드 브랜드의 유행 그리고 선도의 가치 창출 사이클이 제한되어 선점 가치성장을 추구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가치이동(트렌드)의 변화 패턴을 관찰하여 자신의 상품설계에 반영시킴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고, 구매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치이동에 따른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가치이동이 일어나는 패턴을 읽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알고 있듯이 ‘고객의 니즈파악'이 우선적이다. 니즈는 다음과 같은 이동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첫째, 복수방향으로의 가치이동이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관심사항과 구매옵션을 가진 수 많은 고객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다양한 선택대안을 가지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업설계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수익산업으로의 가치이동이다. 만일 고객의 관심사항이 가격에 집중되어 있다면, 경쟁을 하는 기업에게는 실속 없는 경쟁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설계가 성공하려면 고객 관심사항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관심사항의 충족은 어디까지나 수익을 올리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수익을 올려야 한다.
세째, 고부가가치로의 가치이동이다. 핵심사업분야에 급격한 변화과정을 겪고 있는 기업일수록 가치성장의 원동력이 변화하게 된다. 즉 과거에는 판매와 마케팅이 가치성장의 수단이던 것이 이제는 개발과 고객관리가 중요한 가치성장의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넷째, 전문화로의 가치이동이다.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산업에서의 고객들은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하여 뛰어난 학습효과를 발휘한다. 이러한 고객들이 밀집되어 있는 산업에서는 고객을 세분화하는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즉 유연성있는 혁신적 사업설계가 있어야만 지속적인 가치실현이
권 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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