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코리아 전문 바이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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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5 오후 4:56:45

96년 수입 브랜드가 전면 개방된 우리나라의 패션 유통시장은 ‘수입브랜드=호황, 국내 브랜드=불황’ 공식을 만들어 내며 수입브랜드가 장사하기에 꽤 괜찮은 나라로 인식이 되고 있다. 물론 수입 브랜드들도 유럽 인기, 미국 시큰둥(?)이라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지난번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 중단으로 위기를 맞은 백화점 업계가 세일 기간 중 들고 나온 전략 중의 하나는 바로 유명 수입 브랜드 부분 세일이었다. 물론 시즌이 지난 이월 상품이었지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으로 백화점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백화점은 이 기간동안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수입 브랜드의 전성시대는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 브랜드가 전면 개방이 되었을 때 호시탐탐 한국이라는 황금 시장을 먹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빨과 발톱을 연마한 외국의 호랑이들을 당할 재주가 없었다. 어차피 수입 브랜드의 서울 상륙작전은 우리 패션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고 고 퀄리티의 패션이 무엇인지, 선진 패션 유통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생태계에서는 항상 강자만이 승리한다? 결론적으로 생태계에서는 항상 강자만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생태계 체질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광야에서 강자인 호랑이가 이기겠지만 동물원에서 자란 호랑이는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호랑이는 양이나 사슴과 같은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혹은 사자나 표범과 싸우기 위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만일 이 호랑이가 동물원에서 자란 이빨 빠진, 야생성이 거세된 호랑이라면 어떨까? 치열한 적자생존을 경험하지 못한 이 호랑이는 야생에서 자란 사자나 표범에게 먹히게 될 것이다. 동물원이라는 보호된 공간에서 태어났고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 이빨이나 발톱을 연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태계는 투쟁 상대가 있어야만, 아니 최소한 그런 상태를 인식해야만 이빨이나 발톱 등의 무기를 연마하고, 투쟁심이 솟구쳐 나름대로의 살아가는 처세술도 생기는 자연의 섭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머천다이저를 뜻하는 MD는 마당쇠의 줄임말? 현재 우리 패션 유통 산업에서는 생태계의 먹이사슬과도 같은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주력군인 바이어라 불리는 패션 유통 전문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 현재 바이어 역할을 하는 머천다이저(MD)들 조차 전문적인 패션 유통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의상을 전공한 남자라는 이유로 적성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MD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전문성은 떨어지고 물건 박스 나르는 백화점 납품업무가 주업무가 되어 MD들은 스스로가 ‘마당쇠’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쓰기도 한다. 패션 유통의 하드웨어 부문이야 단기적인 자금투자로 얼마든지 레벨 업 시킬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인 전문 인력 육성은 단기간에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패션 유통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적자원의 확보 없이 패션 유통을 논한다는 것은 마치 총알 없는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이제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는 수입 브랜드의 선진 유통 시스템과 고품질의 고객 서비스에 익숙한 업그레이드된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해야 한다. 지급부터라도 선진 유통 시스템을 연구하고 발전시킬 전문 인력 양성에 패션계 전체가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좋은 옷은 만드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라면 그 옷을 잘 포장해 소비자들에게 파는 몫은 바로 바이어의 몫이다. 바이어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으로는 첫째 대학의 의상관련 학과(패션 학원 포함)와 패션 유통 업체와의 산학협동을 통한 패션 전문 마케터의 양성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능력 있는 전문 마케터 발굴을 위해 학벌이나 학력보다는 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먼저 인정하는 채용의 발상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뛰어난 마케터의 재질을 가지고 있지만 고졸이나 전문대졸 학력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학위는 필요하다면 업무를 지속하면서 충분히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기존 현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을 위한 최소 1년 과정의 패션 전문 마케터 과정을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학원에 부설로 운영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을 수료한 경우 채용이나 인사에 반영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위의 세 가지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구축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더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옷 내다 팔 바이어를 찾아라! 얼마 전 필자는 일본에 출장 갔다가 우리 상표가

글/ 유재부(패션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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