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진열’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매장 안에 들어온 고객에게 진열이 주는 의미는 그 매장의 성격이라든가 컨셉, 그리고 고객이 나름대로 판단하게 되는 매장 내 상품의 가치 등의 기준을 제공하게 됩니다. 또 진열은 고객이 매장에서 쇼핑하는 동안 상품의 구매 여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여성들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화장을 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때론 순수하게, 때론 섹시하게, 때론 우아하게 보이게 하듯이 매장 내의 상품 진열은 매장을 화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상품을 가지고도 진열의 방법과 표현의 형식에 따라 그 상품의 가치가 달라 보일 수 있으며, 그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도 있고 오히려 판매기회를 손실할 수도 있습니다. 진열에는 여러 가지 방정식들이 있습니다. 현재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특성과 내용에 따라 최상의 진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그 방정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매장은 크게 아이템 진열과 코디 진열이 있습니다. 단품으로 모아 진열하는 것(예: 남방코너, 바지코너, 니트코너...)이 아이템 진열 방식이고, 컬러나 컨셉에 맞추어 각 아이템을 혼합 진열하는 것이 코디 진열 방식입니다. 중저가나 저가의 상품이거나 아이템 수가 그리 많지 않을 경우 또한 베이직 상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거나 고객이 접근하기 쉬운 매장으로 구성하고 싶을 경우에는 아이템 진열을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반면에 고가의 상품이나 아이템 수가 많을 경우 또는 상품의 컨셉이 독특하거나 트렌드성 상품을 매장에 보여주고 싶을 때는 코디 진열이 더 좋다고 하겠습니다. 둘째, 선반 진열 방식과 행잉 진열 방식이 있습니다. 매장 구성 중에 선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진열이 선반 방식이고, 반면에 매장 내부가 주로 행잉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반을 매장 내부의 남은 공간을 활용하여 설치되어 있다거나 매장 비주얼을 위하여 존재하는 구성은 행잉 진열 방식입니다. 스타일 수가 많다거나 코디 진열을 해야 하는 경우, 트렌드 상품을 매장에 표현하고자 할 때와 단순 중복진열을 통해 셀프로 매장을 쇼핑하게 하고자 할 때는 행잉 진열 방식이 적합합니다. 이와 대비되는 상품 구성일 경우는 선반 방식으로 매장에 진열하는 것이 옳지만 이 두 가지 진열은 서로 다르게 배제되어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진열이 적절하게 조화가 이루어지게 하되 전체적인 매장 진열 느낌이 어느 쪽으로 느껴지게 하느냐에 따라 그 비율을 잘 조정하는 것이 바른 진열이라 하겠습니다.

윤효종·유통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