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한국 홀세일 브랜드 중국 내 성장 뒷받침
국경과 채널의 경계가 무너진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가 활짝 열렸다.
요즘 국내에서도 이슈인 ‘휠라’는 2009년 중국 안타 그룹과 합작회사 설립후 8년만에 10배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800여개 점포에서 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올 1분기에도 채널이 전년동기 대비 2배 늘어났고, 올해 6500억원의 외형을 바라보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파트너사인 안타 그룹은 2015년엔 한국 데상트글로벌리테일(30%), 일본 이토추(10%)와 합작으로 데상트차이나를 설립해 중국사업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브랜드와 소재개발력, 한국의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중국의 영업력 등 3국의 강점을 결합시킨 모델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10월 직진출 10년만에 역시 안타 그룹과 손잡고 합작사로 전환했다. 이후 20여개 부실 매장을 정리했음에도 올 상반기 전년대비 130% 외형 신장을 기록할만큼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신성통상 또한 올 상반기 중국의 대표적인 남성복 기업 지우무왕(九牧王·Joeone)과 제휴해 남성복 ‘지오지아’와 ‘앤드지’의 중국사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신성은 합작법인의 지분 70%를 지우무왕에 내주고, 1억1000만 위안(약188억원)를 회수했다. 중국 사업은 현지에서 파워풀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업이 전면에 나서고, 한국 기업은 상품기획과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를 통한 소싱 등에 집중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것이 신성통상의 의지이다.
◇ 실력 검증된 메이저 기업간 제휴 활발
한국 패션기업은 지난 20여년간 중국사업을 직접 진출했다.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점포를 개설하고, 판매사원 관리부터 재고관리까지 직접 챙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초기 콘텐츠 부족이던 중국시장은 빠르게 변화했고, 글로벌 강자와 중국 로컬 기업들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게 한국 중소기업은 대부분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었고, 몇몇 기업은 한국 내 경영부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사드’ 이후 중국사업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 첫번째 축은 실력이 검증된 메이저 기업 간 합작이다. 특히 ‘휠라’ ‘지오지아’ ‘데상트’ ‘코오롱스포츠’ 등 시장에서 검증된 매력적인 콘테츠를 중국 메이저 기업과 합작 사업은 향후에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홀세일 방식이다. 홍콩에서 출발한 ‘i.t’는 중국시장에도 400여개 대형 점포를 운영중인데, 여기에는 ‘스타일난다’ ‘로켓런치’ ‘Lap’ ‘디스이즈네버댓’ 등 30여 개 한국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편집숍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만큼 색깔이 명확하고 시장경쟁력 있는 한국 홀세일 브랜드에겐 무한 가능성의 글로벌 장터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과 홍콩 외에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한국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유럽과 미국 시장 중심으로 수주 세일에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동남아, 중동시장에서 한국 디자이너 및 홀세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유니크한 디자인, 높은 공급 경쟁력을 갖춘 한국 브랜드에 대한 잠재 성장력은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패션인사이트>는 이같은 아시아 패션시장 흐름을 반영해 지난 2015년부터 상하이에서 중국 최대 패션 전시회인 CHIC 내에 홀세일 브랜드 전문 전시회인 CHIC Young Blood(CYB)를 개최중이다. 이달 27일부터 3일간 7회 행사를 진행한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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