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매출 4840억원으로 전년대비 10% 이상 신장, 15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ABC마트코리아. 이기호 ABC마트코리아 대표는 그 거침없는 성장의 원동력을 ‘현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모든 직원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사람’ 중심의 경영 원칙이 있었다.
현장 중심의 경영으로 점포와 본사를 하나로 묶어 최고의 팀워크를 이끌어내고, 아르바이트 생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격이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기호 대표를 만나 ABC마트코리아 지속성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ABC마트의 성공비법은 ‘현장’에 있다
“고객님, 이 사이즈는 어떠세요? 잘 맞으세요?”
이기호 대표를 만난 건 지난달 21일 ‘ABC마트’ 가로수길점에서 였다. 해외 출장에 이어 오픈 전날까지 직원 워크숍을 진행하고 토요일임에도 현장을 찾아 고객을 응대하는 이 대표의 얼굴에 피곤한 모습은 없어 보였다.
“ABC마트코리아 본사의 전 직원들은 매주 토·일요일 중 하루를 현장 근무로 진행합니다. 금요일은 정기 휴무일이고요. 매장 스태프와 같이 고객 응대는 물론 판매, 물류 업무까지 직접 하죠. 왜 이렇게 현장 근무를 필수적으로 하냐고요?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죠.”
가로수길점 오픈으로 총 194개의 점포를 보유하게 된 ‘ABC마트’는 국내 진출 후 15년 동안 전년대비 10%를 넘는 신장세와 이익률을 기록해왔다. 작은 수치 하나도 놓치지 않는 재무관리, 대형 점포인 메가 스테이지에서 프리미엄 매장 ‘온더스팟’까지 이어지는 6가지의 다양한 콘텐츠 등 ‘ABC마트’의 성장을 이끈 요소는 많았지만 이기호 대표는 ‘현장’이 1순위 임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일해보면 컴퓨터 앞에서는 몰랐을 데이터의 허점을 찾아낼 수 있어요. 예로 고객이 어떤 컬러를 구매했을 때 정말 그 컬러가 마음에 들어서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구매했는지 하는 것들이죠. 자연스럽게 오더의 적중률이 높아질 수 있고 매출로도 직접 연결되는 소중한 정보인 겁니다. 또 본사에서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순히 할인, 판촉 등의 도구만 생각하지만 현장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마케팅 기법을 개발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획한 이벤트의 진행 상황이나 반응도 확인할 수 있어 빠른 대처도 가능하게 됩니다.”

◇ 본사는 올라가는 곳이 아니다
이 대표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했다. 바로 현장과 본사를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횡적인 시각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점포와 본사의 관계를 종적으로 봐요. 그래서 본사는 갑, 현장은 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니겠어요? ‘ABC마트’는 현장 직원들이 본사로 발령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본사의 80%가 현장 출신일 정도니까요. 그러면 다들 ‘본사로 올라간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전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요. 본사는 올라가는 곳이 아니에요. 그저 직원들마다 적합한 직무가 있는 거고, 근무지가 바뀐 것일 뿐이란 걸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ABC마트의 본사에서는 매일 오전 매장에서 이뤄지는 조회를 동일하게 진행한다. 모든 직원이 ABC마트 접객 3대 구호, 5대 판매 용어를 외치고 일별 매출 목표와 전날의 매출 달성도를 공유한다. 철저한 현장 중심의 업무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직원들, 즉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ABC마트어워즈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인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매년 ABC마트어워즈를 진행해 판매왕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매장 직원뿐 아니라 본사 직원도 현장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본사, 매장 각각 판매왕을 선정하고 있고요. 실제로 본사 직원들이 판매금액도 꽤 높은 편이라서 현장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ABC마트는 모든 직원들에게 판매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휴가, 근무 시간 등 직원들이 불편해하는 인사 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귀담아 들으며 꾸준히 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 ABC마트, 슈즈 멀티숍 1위 굳힌다
이 같은 현장·사람 중심의 경영은 ABC마트를 5000억원 규모의 1위 슈즈 리테일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성장을 이어온 ABC마트의 올해 목표를 이기호 대표에게 물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국내 슈즈 시장을 약 6조원 규모로 봤을 때 ABC마트는 아직 10%도 점유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올해는 매장을 235개까지 늘려 확실한 볼륨화를 이뤄낼 생각입니다. 대형마트에도 10여 개 매장을 오픈해 새로운 채널을 개척하고 중심 상권에는 색다른 콘셉의 매장을 신설해 전국 각지에서 ABC마트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할 겁니다. PB브랜드도 아직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ABC마트' 가로수길점 |
강경주 기자
kk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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