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광장시장의 역사 닮은 브랜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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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2015-02-05 오후 8:58:42





마약김밥, 육회, 빈대떡 등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북적대는 종로의 전통시장, 광장시장에 ‘로우로우’가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이 곳에 ‘로우로우’의 두 번째 정식 매장이 오픈한 것.

개업식 케이터링의 주인공은 파전과 육회, 그리고 막걸리. 이날 ‘로우로우’의 새로운 매장 오픈을 기대했던 팬들과 광장시장의 이색 풍경(?)을 구경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광장시장에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오픈하고 확신을 얻었다”고 말하며 밝게 웃어 보였다.

광장시장은 이 대표와 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결정한 장소다. 가로수길, 이태원,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경리단길, 한남동 등 상권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광장시장이 브랜드 이미지와 제법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서다.

“브랜드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10년이라는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에 매력을 느꼈죠. 오픈 전에 한 평 남짓한 매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할머니께서 ‘내가 32살에 여기 들어와서 애들 대학, 장가 다 보내고 지금 76살이다. 대한민국에 이만한 데가 없다’고 하시는 말씀에 덜컥 매장을 계약해버렸어요. 우리 브랜드가 워낙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 대표는 백화점에서처럼 ‘고객님’이라고 높여 부르는 대신에 ‘총각!’ ‘어이~’라고 부르는 이 곳에 정감을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로우로우’가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정신은 사실을 탐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이 대표와 직원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폭스바겐’, ‘무인양품’, ‘유니클로’ 세 개의 브랜드를 연구하고 있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 역시 ‘실사구시’와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로우로우’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내세우는 가치는 개발보다는 보존을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다.

“광장시장에 매장을 연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재래시장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이 곳에 오니까 우리의 전통시장이 디자인이나 브랜딩 측면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폰트나 디자인을 맞춘 간판을 만든다든지 허리에 두르는 전대를 디자인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어요.”


로우로우’가 새롭게 오픈한 광장시장 매장



‘로우로우’는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대신 제품을 잘 만들어 브랜딩을 하고, 사회적인 이념을 건드려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방법을 선택했다. 장애인이나 홈리스의 자립을 도와주는 잡지 ‘빅이슈’ 판매원들을 위해 조끼를 만든 것도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로우로우’는 판매원들의 실용성과 빅이슈의 톤매너를 강조한 조끼를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해줬고, 온라인을 통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저희는 ‘하고 싶어서 하는 일’보다는 ‘우리가 해야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더욱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가방을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야하는 일을 위해 가방을 파는 것이 수단이 되어버렸죠. 9명의 직원들이 모두 뜻을 같이하고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로우로우’는 앞으로도 해야하는 일을 하기 위해 올해 더욱 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 광장시장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오는 16일에는 신세계 경기점에도 정식 입점한다. 3월에는 신발을 출시해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길게는 해외시장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랜드 슈즈 편집숍 ‘폴더’와 파트너십을 맺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본의 멀티숍 ‘도큐핸즈’에도 입점해 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인디 브랜드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형 편집숍을 치고 볼륨 브랜드로 올라선 곳은 열 손가락을 꼽기 어려울 것 같아요. ‘로우로우’가 그 반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올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다져보고자 합니다.”



이슬 기자
l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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