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 패밀리’ 글로벌 마켓으로 레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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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디자이너 - 「이스트로그」 이동기, 「블랙쉽」 박태현, 「모스그린」 김민석, 「올니트웍스클로딩」 박정용

2013-02-01 오후 3:41:29

강화된 상품, 디자이너 감성, 안정적인 홀세일 구조 앞세워



지난달 22~23일 미국 뉴욕에서 ‘캡슐’ 쇼가 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신예들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 200~250여 개가 뉴욕에 모였다.


『분더숍』 『블리커』 등 중대형 편집숍들이 매 시즌 참관하고, 작년 최범석 「제너럴아이디어」 디자이너의 참가로 국내서도 유명한 캡슐. 이번 시즌 이 트레이드 페어에 젊은 혈기의 한국 청년들이 전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필동’으로 대동단결한 「이스트로그」의 이동기(30), 「블랙쉽」 박태현(29), 「모스그린」 김민석(28), 「올니트웍스클로딩」 박정용(31) 디자이너가 주인공이다.


◇ 거침없는 신예들, 뉴욕 입성
“첫 발을 내딛은 순간,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어요. 디자이너 3년 차, 제 나이 고작 서른인데, 100년 역사의 정통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데 부담감도 있었죠. 브랜드 밸류에 관계없이 그들도 세일즈를 위해 매 시즌 캡슐에 참가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바이어들을 맞아요.”


이번 캡슐 참가를 주도적으로 이끈 이동기 「이스트로그」 디자이너가 말문을 열었다. 2년 전 「이스트로그」를 론칭한 그는 작년 운영 구조를 홀세일로 전환했다. 그의 브랜드 가치와 탄탄한 상품력을 인정한 국내 바이어들은 사입제를 받아들였지만, 일부 위탁제를 고집한 편집숍들과는 거래가 끊기기도 했다. 국내 홀세일 비즈니스의 한계를 실감하자, 그의 눈 앞에 글로벌 마켓이 들어왔다.


“사실 「이스트로그」를 론칭하기에 앞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한 두 시즌을 보내고 보니 혼자 내수와 해외 비즈니스를 동시에 할 순 없겠더라고요. 필동 친구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때 마침 에이전시로 나선 「스컬프」의 도움으로 급 물살을 타게 되었죠.”


필동 패밀리는 「이스트로그」의 이동기, 「블랙쉽」 박태현, 「모스그린」 김민석과 임경식, 「올니트웍스클로딩」 박정용 디자이너 총 5명이다. 이동기, 박태현 디자이너가 서울 필동에 사무실 겸 쇼룸을 차리면서 친분 있는 몇몇이 모여 지금의 멤버가 형성됐다. 이동기, 박태현, 박정용 디자이너는 수원대학교 의상디자인과에서 함께 공부한 10년지기들. 「모스그린」의 김민석, 임경식 디자이너와는 같은 마켓에 대한 정보와 관심사를 주고 받으며 친해졌다.


남성 워크웨어를 만드는 「이스트로그」, 클래식 아웃도어 가방 「블랙쉽」, 감각적인 기능성 양말 「모스그린」, 전통 감성의 니트 웨어 「올니트웍스클로딩」. 그리고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자신의 레이블을 이끌며 ‘글로벌 마켓’의 꿈을 키운 5 명의 인디 디자이너들. 어느새 이들에겐 ‘품앗이’ 작업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브랜드들 간의 협업은 물론, 누구 하나 사무실이라도 이전하려고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손을 거든다.


오랜 시간 맞춰온 호흡은 이번 캡슐에서도 빛을 발했다. 참가에 앞서 이동기, 김민석 디자이너가 샘플, 룩북 제작에 여념이 없는 사이, 박태현, 박정용 디자이너는 자연스럽게 조력자 역할을 했다. 전시회 당일 세일즈로 바쁜 「이스트로그」 「모스그린」을 현지에 함께 간 박정용 디자이너가 도왔고, 박태현 디자이너는 국내에서 서포트했다. 정식 참가자는 이동기, 김민석 디자이너였지만, 전시회 성과에 필동패밀리의 땀방울이 함께 배어 든 셈이다.     



◇ 탄탄한 홀세일 브랜드로
최근 필동패밀리 공통의 관심사는 ‘홀세일 비즈니스’다. 멤버들 모두 2011~2012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신진들이다. 위탁제가 뿌리 깊은 국내 시장에서 1~2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말 못할 고충도 함께 겪었다.


“국내 인디 브랜드 대부분이 그렇지만, 저희 역시 디자이너 1~2명이 기획부터 유통까지, 사업 전반을 꾸려가고 있어요. 사람 쓸 형편도 안 되지만, 홀세일과 시장 흐름에 파삭한 인력도 흔하지 않잖아요. 어느새 서로 돕는 게 자연스러워졌죠. 모두 사업 초반엔 위탁으로 전개했어요. 자금 운용이 원활하지 못하니 상품 개발에도 소극적이었죠. 그러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대론 안 되겠다’ 결단을 내렸어요.”


박태현 디자이너의 말대로 필동 패밀리는 올해 운영 구조를 모두 ‘사입제’로 돌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박 디자이너는 브랜드 재정립을 시작했다. 연중 1번 ‘파트(Part)’라는 이름으로 가방을 출시했던 「블랙십」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는 ‘트레디셔널’ 라인을 추가했다. 여기에 시즌 상황에 맞게 밀리터리, 워크웨어, 헌팅 등 색다른 감성을 담은 ‘파트’로 시장 대응력을 높인다는 각오다.


「올니트웍스클로딩」도 마찬가지다. 박정용 디자이너는 “지난 뉴욕 캡슐과 프로젝트를 참관하면서 브랜드 내실을 더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시즌 주력 아이템인 풀오버와 카디건 디자인을 바탕으로 상품력을 보강하고, 여기에 전통적인 감성을 넣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만들 생각이에요. 또 해외 진출에 앞서 「올니트웍스클로딩」에 적합한 마켓과 페어를 물색해야죠”라고 설명했다.


필동 패밀리는 사입제 전환에 앞서 ‘탄탄한 상품력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김민석 디자이너는 “바이어가 재고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사입할 만큼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디자이너의 역량”이라고 역설했다.


강화된 상품과 독특한 디자이너만의 감성, 안정적인 홀세일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필동 패밀리. 이동기, 박태현 디자이너가 참가하는 3월 일본 ‘점블쇼’ 등 앞으로 국내외 홀세일 시장에서 눈부시게 활약할 이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김하나 기자
kh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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