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은 인재 양성에 적극 투자하고 매장당 효율성을 높이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 또 상품 마케팅을 강화해 2017년 매출 1조원 달성의 기반을 다지겠다.”
ABC마트는 올해도 쉼 없이 내달릴 기세다. 이기호(48) 대표가 ‘2017년 1조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준비가 끝난 듯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나 뒤이은 그의 말에서는 CEO로서 남모를 고민도 느껴졌다.
“작년에 10주년을 맞으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향후 10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컸다. 업계 선두주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실 2012년은 ABC마트에게 다소 힘든 시기였다. 지속된 경기불황과 후발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연초 설정했던 연 매출 목표를 3100억원으로 다소 하향조정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ABC마트는 1등 기업의 저력을 발휘했다. 작년 12월 본사 전 직원이 매장에 투입된 결과 연 매출을 목표치의 70%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 연말 24일부터 31일까지 전 직원이 매장에서 근무했다. 직원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까지 반납해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그 동안 너무 타성에 젖어 있었다. 결국 모든 문제의 핵심은 ‘사람’이더라. 실제로 매출이 부진한 매장에 유능한 점장 1명을 투입했더니 매출이 20% 가량 늘어났다. 그래서 올해는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의 첫번째 단계는 제대로 된 점장을 키우는 것이다. 매니저 중에 예비 점장을 지목하고 집중교육을 시켜 완벽하게 조건을 갖춘 후 점장으로 발령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인적자원 관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ABC마트 직원이라면 매장관리의 A부터 Z까지 정석으로 배웠다’는 평가를 받게 하는 것이다. 직원 스스로 ABC마트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겠다. 잘 키운 점장 하나가 직원 열 명의 몫을 해낸다.”
“국가간 직원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인재 육성은 물론 글로벌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전세계 어느 매장을 가든 고객들이 같은 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반스」가 직 진출 하면서 PB상품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따라서 올해는 기업 이미지 광고보다 상품 자체를 알리는 광고에 포커스를 두고 「홉킨스」 「누오보」 「대너」 등 PB상품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비효율 매장을 정리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다진다. 이전까지는 매출이 좋지 않은 매장의 경우 새로운 목표를 제안해서 어떻게든 유지를 시켰지만 올해부터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폐점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ABC마트에서 가지고 있는 여성 슈즈 브랜드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이번에 미국 ABC마트에서 인수한 「대너」는 이슈 만들기를 통해 매스를 지향할 방침이다. 「대너」가 고가의 제품이긴 하지만 상품 가치를 부각시킨다면 충분히 매스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 또 비효율 매장은 과감히 정리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겠다.”
한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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