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준 사장은 요즘 인문학에 빠져 있다. 영문학(연세대)을 전공한 영향도 있지만 최근 서울대 CEO 인문학 과정을 통해 깊이를 더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만으로는 요즘 소비자를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러스 알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문화적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합니다. 소비자들이 「루이까또즈」 상품을 구매했을 때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고,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사장의 인문학 사랑은 그의 경영철학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그는 ‘물(水)’의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물은 고이면 썩게 돼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동력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듯이, 기업의 기강이 서기 위해서는 경영자부터 투명경영을 실천해야 됩니다. 그리고 물줄기가 커지면 바다로 흘러가야 하듯 기업도 보다 넓은 시장을 지향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은 다시 수증기로 승화돼 비를 내리듯이 기업이 성장한 후에는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심지어 떡볶이 장사 하시는 할머니도 사회환원을 실천하는데, 기업이 외면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인재관도 마찬가지다. 요즘처럼 문화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에는 창의성이 중요하며 이런 견지에서 ‘스탠다드’를 추구하는 공자보다는 자유로운 사고를 중시한 노자 사상이 필요한 시대란 것이다.
“경영자는 물론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에 따라 기업의 성장 모습이 천차만별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면 변화에 둔감해진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루이까또즈」는 올해로 브랜드 탄생 30주년, 태진인터내셔날은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간 「루이까또즈」를 성공적으로 키워 온 그는 이제 글로벌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내수 시장에선 단일 브랜드로서 2000억원을 최대치로 생각합니다.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고객님들이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해외 시장은 자금여력과 사람이 준비돼야 합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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