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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에 폭설이 내린 지난 2월 22일, 눈으로 덮인 도심의 거리를 바라보며 그날 출근 복장은 친환경 룩으로 입기로 했다.

필자의 지속가능한 패션룩은 친환경 원단이나 리사이클링 또는 업사이클링된 아이템으로 코디하는 것이다. 사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친환경 룩으로 차려 입는다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필자의 옷장에는 친환경 소재로 된 의류보다는 화섬혼방 의류의 비중이 훨씬 높다. 오가닉 코튼 맨투맨 티셔츠에 RDS인증을 받은 구스점퍼와 재생 데님 팬츠를 착용하고 비건 선인장 가죽 토트백과 선인장 가죽 앵클 신발을 신고 친환경 룩으로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아이템이 좀 더 다양하게 발굴되고 출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면서 지속가능한 패션, 서큘러 패션을 위한 패션산업의 미래를 떠올리게 되었다.

◇ 윤리적 생산 방식이 먼저다

패션산업은 지속가능을 향한 혁신적 변화의 중심에 있지만 아직도 많은 패션기업과 소비자는 친환경 의류 개념을 틈새시장으로만 인식하고 있고 패션기업은 이를 마케팅 도구로만 이용하려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러한 행동들은 그저 자신의 회사가 개념 있고 의식 있는 기업으로 포장되기만을 바라는 것같이 보이게 한다.

반면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실행하기 위한 패션기업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패션산업 혁신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지속가능한 패션시장을 성장시키고 소비자 옷장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환경 친화적이면서 윤리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글로벌 지속가능한 패션시장 규모는 2023년 78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2.9% 성장하여 2030년까지 330억 5천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패션시장 규모는 정부의 규제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글로벌 지속가능한 패션시장을 살펴보면 북미는 친환경 패션에 대한 인식의 증가,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는 법 규정 및 높은 소비력의 영향으로 2023년 시장 점유율이 35.6%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2023년 시장점유율의 25.8% 이상 성장하여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속가능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에 대한 높은 수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EU의 엄격한 규제에 기인한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은 2023년 급격한 경제성장과 소비자 인식 증가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16.5% 이상 성장이 예측된다.

글로벌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수요 증가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윤리적으로 생산되는 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됨에 따라 성장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포함하는 브랜드와 탄소 발자국이 적은 제품을 더 찾게 되고 소셜 미디어와 기술은 생산 프로세스와 공급망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가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들은 환경적으로 책임 있고 순환패션에 전념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지원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패션이 되려면

전 세계 정부는 패션산업에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한 규정과 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유럽연합의 지속가능한 섬유를 위한 전략(Strategy for Sustainable Textiles)은 순환성을 통해 해당 부분의 경쟁력과 혁신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 EU회원국은 2025년까지 섬유폐기물 수거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소매업체와 브랜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더욱더 시급한 것은 2024년 말까지 친환경 라벨링이 의무화된다는 것이다.

2030년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전략과 동맹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수 및 재판매 서비스를 보다 광범위하게 수용하여 지속가능한 관행과 순환경제에 대한 업계 공동의 약속을 강조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며, 브랜드가 진정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행동이 상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패션산업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지속가능한 패션 트렌드가 탄력을 받고 있다.

2020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지속가능한 패션 솔루션기업 ‘A SUSTAINABLE CLOSET’에 발표한 2024년 주목해야 할 지속가능한 패션 트랜드 5가지를 살펴보면 첫째는 고급 섬유 재활용 기술 및 시스템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가장 중요한 발전 중 하나는 섬유 재활용을 위한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이다. 이를 통해 섬유 폐기물을 감소시켜 순환패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둘째는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새로운 물질 개발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과일, 채소 및 기타 유기 폐기물에서 추출한 재료가 인기를 얻으면서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귀중한 자원으로 남아 있다. 또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 해초류와 버섯류 등은 디자이너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전통적인 직물에 대한 생분해성 및 재생 가능 가능한 대안을 제공한다.

셋째는 비건패션의 부상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영역에서 비건 채식은 점점 더 주류가 되고 있다. 물과 같은 전통적인 소재의 조달을 둘러싼 윤리적 고려 사항으로 인해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대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윤리적 소싱, 친환경 생산, 동물 보호 등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업계의 핵심과제로 남아 있으며 더 많은 브랜드가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는 주문형 염색이다. 물의 낭비, 과잉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패션 브랜드가 주문형 인쇄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접근 방식을 통해 특정 고객 주문에 대응하여 의류를 제작할 수 있어 과잉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다섯째는 법률 제정을 통한 책임 및 의무를 시행하는 것이다. 환경 및 사회적 기준에 초점을 맞춘 규정으로 인해 브랜드는 윤리적 원칙을 준수하고 생산에 대한 보다 책임감 있는 접근 방식을 추진하고 공급망의 투명성이 구축되어야 한다.

패션기업은 이러한 트렌드를 적용하여 지속 가능한 패션 운영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순환 경제 원칙, 윤리적 공급망, 슬로우 패션, 혁신적인 소재 및 디지털화에 중점을 둠으로써 패션기업은 지속 가능한 패션에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를 맞추고 보다 친환경적인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다.

패션인들의 환경, 윤리 및 책임의식은 미래의 패션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지를 결정하는데 필수 요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다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패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한 스타일과 지속 가능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길을 닦아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패션을 만들어 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신광철 플러스앤파트너스 부사장
gdewa0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