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소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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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뷰티 영향을 받은 아이템 무채색 메이크업, 키링, 니하이삭스 |
시부야109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청년 마케팅 연구기관인 ‘시부야109랩’이 15~24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2024년 트렌드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패션·코스메틱·모노&코토(아이템과 장소)·카페&구르메·아티스트 등 4개 부문을 중심으로 상위 10개 항목이 선정됐다. 패션·코스메틱 부문에서는 Y2K와 K-패션이 지속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초에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 나나의 주인공을 의식한 펑크 패션과 기존의 로리타 패션에 비해 다소 고급스럽고 심플한 분위기의 클래시컬 로리타, 발레코어 패션 외에 한국 JK(여고생) 메이크업으로 불리는 무채색 메이크업과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 사나가 착용해 화제가 된 니하이삭스(무릎까지 오는 긴 양말) 등도 랭킹됐다. 모노·코토부문에서는 자연 환경에서의 디톡스 지향과 클럽 등 나이트 엔터테인먼트가 주목을 끌었다.
카페&구르메 부문에서는 K-푸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확인됐다. 음식은 물론 서빙, 주문부터 먹을 때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레스토랑이 주목 받았다. 아티스트 부문에서는 K-팝과 일본 록밴드 등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들이 어깨를 겨뤘다.
이러한 트렌드는 작년 11월에 발표한 2023년도 Z세대 여성·남성을 대상으로 한 2023년 트렌드 대상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Z세대는 동영상이나 SNS가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과 카고팬츠, 배기데님, 낙하산 패션 등의 Y2K패션과 K-팝 아이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여성은 물론 남성도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남성 화장품과 울프컷 등이 유행했다. 제모나 탈모에도 남성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나만 알고 싶은 곳, ‘카이와이 소비’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대상이 세분화 및 다양화되면서, 대중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이 속한 좁고 깊은 커뮤니티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려는 가치관이 주류가 되고 있다.
획일적인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변에서의 유행’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 유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 행동을 선호한다. 이런 소비 경향의 변화는 스마트폰 보급이나 IT 발전에 의한 정보량과 입수 경로의 다양화에 의한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주소 비공개 카페나 회원제 카페를 꼽을 수 있다.
일본 전국 곳곳에는 입소문 정보에 의지하지 않으면 찾아 갈 수 없는 주소 비공개 카페가 존재한다. 이러한 운영 스타일을 통해 ‘나만 아는 곳’이라는 특별함을 연출할 수 있어, 이들 세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검색하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다니다 의도하지 않게 찾아낼 수 있는 즐거움도 지역 소비(界?消費, 카이와이 소비)의 매력이다.
◇ 나를 위한 소비
1995~2010년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가성비를 중시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나 아이돌 관련 아이템에 대해서는 고가 제품이라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반면 술자리나 회식 등에는 돈이 아까워 참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자신의 신체나 이미지에 맞는 아이템으로 주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골격진단과 컬러진단 등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기도 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고자 MBTI 등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분석해 그 결과에 따른 소비를 하기도 한다.
◇ 온라인몰 출첵 필수
일본 K-패션뷰티의 성지, 온라인 쇼핑몰 큐텐의 운영회사인 이베이재팬의 조사에 의하면, Z세대은 기성세대에 비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소비에 적극적이고, 인터넷 접속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SNS나 검색이 아닌 쇼핑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후기(리뷰)를 중시하는 소비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실패를 낮추기 위함으로 입점자가 예상치 못할 정도로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확산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정보수집을 하기 위해 매일 쇼핑몰에 로그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관심있는 아이템과 관련이 있는 후기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찾아내서 쇼핑시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이처럼 Z세대는 SNS의 짧은 동영상, x(트위터), 라인, 인스타그램 등으로 정보 수집을 하기 때문에 온라인이 오프라인 매장의 판촉행사보다 훨씬 영향력이 높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부야 109랩의 나가타 마이소장은 이러한 소비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즉 취미나 문화, 좋아하는 세계관 등 좁고 깊은 커뮤니티에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지역소비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았다. 따라서 정보수집 스킬과 체험 경험치가 높은 Z세대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세밀한 분석과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K-열풍의 주체가 된 일본 Z세대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본 Z세대는 K-열풍의 주체이자 주 소비층으로서, 이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일본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이다.
특히, 이들은 불황기에도 자신들을 위한 소비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며,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결과, 지역소비가 Z세대의 소비 트렌드 및 가치관을 나타내는 상징적 단어가 됐다. 모두를 위한 전략보다는 세대별의 특성과 트렌드를 분석해 특정 타겟에 한정한 좁고 깊은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숙이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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