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결국 ‘사람 투자’ 선행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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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5 오후 3:27:10


<한실장의 이커머스 썰전 26> 
기성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정말 어렵긴 한 것 같다. 최근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만들어 가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CDO와 근황 토크가 있었다.


  이 브랜드는 2018년도 본사에 Digital 조직을 만들고, 패션 리테일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험이 있는 CDO를 영입했다. 본사의 디지털 조직을 전문가들로 강화함은 물론 각국 지사에 임원급 전문 인력들을 채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화했다.


  자사몰 강화는 물론 소비자 관점에서 온라인으로 팔리는 채널 전반에 대해 CDO의 디렉션으로 관리되도록 했으며, 심지어 Digital Kiosk(스크린을 통해 매장에 없는 재고를 고객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와 같이 매장 내에서 판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디지털과 관련된 부분들은 디지털 조직에서 기획되고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2019년까지 자사몰과 외부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D2C(direct to consumer)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던 코로나 위기 속에 전 세계 다수의 매장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음에도 온라인으로 많은 수요들을 잘 소화 했음은 물론 이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D2C 전략에 적극적인 우수 사례들처럼 이 브랜드도 코로나 상황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으며, 3년 내 이커머스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여기까지는 패션 리테일 기업들이 벤치 마킹해야 할 만큼 좋은 사례로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강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통해 브랜드의 체질 개선을 정말 잘 한 것 같다. 전통적 방식의 비즈니스 기업에서 디지털 친화 기업으로 큰 변화를 한 것 같아 축하한다. 앞으로 3년 후가 정말 기대된다"는 필자 얘기에 돌아온 대답은, "혹시 내가 이 곳을 떠나면 많은 부분들이 다시 전통적 방식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크리스찬디올, 구찌, 로레알 등 해외 브랜드에서는 Chief Digital Officer(CDO) 등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말을 듣고 이 사람과 나눴던 과거의 대화를 다시 떠올려 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그 과정이 단계별로 얼마나 어려웠으며, 지금도 여전히 녹록치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경영진들이 약 30년에 가까운 전통적 리테일 비즈니스의 전문가들이고, 그들을 끊임없이 설득했음에도 어떨 때에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도 방향성에 동의하는 것만으로 수긍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CDO가 프로젝트를 이끌면 빠른 시간 내에 충분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사례를 보여주면서도, 경영진 모두가 함께 진심으로 수용하고 변화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 리더가 없어졌을 때, 일부 다시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점을 남긴다.


'혁신이 혁명보다 어렵다' 라는 문장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 없애고 새로운 것을 짓는 것 보다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기성 패션 리테일 기업에 있어서는 앞서 살펴본 글로벌 브랜드 사례와 같이 강력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는 비전과 추진력을 가진 CDO를 확보하고, 빠른 시간 안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먼저 중요하겠다(이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할 겨를이 없겠지만). 그러나 이와 동시에 현 조직 경영진들의 변화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함께 변화해서 경영진 모두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리더가 되지 못한다면 일단 성공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해야 하겠다.
 



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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