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드라마 같은 기업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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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5 오후 3:37:16




9월, 가을이 오면서 방송 3사는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으로 시즌을 맞이한다.

올 가을도 어김없이 거의 동시에 새로운 수목드라마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유난히 좋아하는 필자는 기대에 부풀어 가을 신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콘셉도 작가도 배우도 다른 방송 3사의 드라마가 매우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채널을 돌리면 비슷한 성격의 주인공들이 유사한 전개를 펼쳐 ‘이 드라마가 이 드라마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다시보기로 세 가지 드라마를 보는 재미로 살아가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실망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신기한 것은 그렇게 비슷한 방송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평가와 시청률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유사한 드라마에 대한 평이 엇갈리는 걸까. 결국 시청자는 뭔가 사소하지만 특별한 디테일에 따라 드라마를 선택한다는 의미는 아닐까?

패션기업들도 매출의 황금기라는 F/W 시즌을 맞이했다.

시쳇말로 이때 잘못하면 '1년농사 도로아미타불'이란 농담이 있을 정도로 F/W 시즌은 중요하다. 그러기에 각 기업들은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더욱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가을시즌은 더 중요한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나 분위기가 음식의 맛을 좌지우지 하듯, 가을시즌의 상품은 곧 겨울상품의 매출의 성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한국 패션시장의 대세라고 일컬어지는 ‘아웃도어’는 ‘산’을 기본으로하는 브랜드라는 의미에서 단풍의 계절인 가을시즌이 그 브랜드의 생명과도 같은 시즌이라 할 수 있다.

2013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그 이전에 비하여 실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실적발표가 있었기에 아마도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소수의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을때는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비약적인 성장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너무도 많은 국내외 브랜드들이 있기에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졌고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아웃도어 단일 브랜드기업들이 속속 다른 영역의 브랜드 론칭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아웃도어 브랜드가 기업의 90% 이상의 매출과 이익을 차지하는데다 새로운 브랜드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비슷비슷한 아웃도어 브랜드들 사이에서 그래도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필자가 방송작가로 부터 들은 사례가 힌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여주인공이 드라마 성공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의 드라마는 여주인공의 비중이 상당히 낮아진 반면에 남주인공과 조연의 역할이 커졌다.

특히 원래는 조연이었지만 드라마 전개상 제2의 주인공으로 발전하면 그 드라마가 성공 한다. 마치 ‘장보리’에서 ‘연민정’으로 이야기가 끝난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던 것과는 아주 반대되는 의견이다.

좋은 디자인, 좋은 컬러, 좋은 모델 등 우리가 메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과연 현대의 기업들의 영업활동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누구나 비슷비슷한 컬러, 모델, 디자인 등을 쓴다면 과연 우리만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남주인공과 제2의 주인공 조연 역할은 과연 어느 부문과 비견이 될까?

성장가도만 달리던 아웃도어 기업들에게 ‘기업시스템을 잘 다져가면서 성장을 했는가?’ 하고 질문을 해 보면, 아마도 10에 8~9는 ‘그렇지 못하다’ 하고 대부분이 말할 것이다. 그럴 여유도  적당한 인재도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때문에 이제는 오히려 영업보다는 그 외적인 면에 전념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리자의 눈이 아닌 제3의 다른 눈, 신선한 시각으로  우리회사의 내부를 한 번 봐야만 한다.

물론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닐지라도 객관적인 시각을 통해 본다면 분명히 무엇인가 변화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들이 정석이고 당연시 되었던 여러 시스템이 과연 규모가 큰 기업에서도 통할지를 짚어 볼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자기들의 내부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 기업들은 외적인 면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한 타 기업에 비해 훨씬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CEO들과 미팅을 하게 되면 항상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배분 시스템'이다. 과연 당신의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각 매장에 상품을 배분하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한다. 그러면 누구든 이렇게 대답을 한다.

‘우리도 기준을 가지고 한다’ ‘우리도 ERP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스템은 누가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 올 수 있다. 시스템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10~20년 정도 사용하던 ‘툴’을 획일적으로 아무 의심없이 사용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많은 성공한 기업들이 있다. 이 중 지속적으로 내부에서 찾은 간단한 아이디어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나간 기업들이 상당수다.

‘도요타 시스템’이나 ‘포드 시스템’, 그리고 최근의 IT기업들 대부분이 그러한 내적인 정비를 통하여 발전·성공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들이 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누구의 의견인가’ ‘누가 하는 것인가’에 괘념치 않고, ‘꼭  듣는다’는 '오픈마인드'로 임하면서 시스템을 다져왔다는 것을 우리들은 항상 마음에 담아 둬야 할 것이다.



윤태규 MPI컨설팅
ambroy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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