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패럴 유통업계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는 단연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이다.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을 목표로 잡화 물동량이 증가했다는 뉴스도 종종 들려온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활잡화=라이프스타일 제안형’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이 공식대로라면 생활 잡화점을 모두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숍이 되어야 할텐데 과연 그럴까?
일본인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생활잡화점, 100엔숍 또한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숍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 日, 브랜드이미지와 부합하는 라이프스타일 제안
라이프스타일숍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 타킷을 중심으로 원스톱 쇼핑을 표방하며, 사람들의 생활 형태를 파악하여 반영한 매장으로 그저 물건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확실하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형태이다.
인테리어와 패션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때, 자사 제품과 함께 브랜드가 표방하는 패션 의도와 타킷 선정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일본의 ‘어번 리서치’는 여러 형태의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숍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업태인 저가형 트렌드 캐주얼 SPA ‘센스오브 플레이스’의 1호점 오카사 매장 옆에는 생화코너를 마련해 변화하는 패션웨어와 함께 계절마다 바뀌는 꽃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생화 전문 냉장고까지 구비했으며, 오픈 당시에는 전문 플로리스트를 고용하기도 했다
패션 매장에서 생화 전문 시설까지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으나, 꽃을 판매함으로써 단순 저가 SPA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센스오브 플레이스’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어번리서치’는 이러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하고 명실상부한 일본 라이프스타일 제안형숍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 패션 매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 이발소가 부속되어 있는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FSC(Free mans Sporting Club)’를 필두로 마루노우치의 ‘와일드 라이프 테일러(Wild Life Tailor)’에서도 이발소를 매장안에 설치해 정교한 테일러메이드 의류와 그에 맞는 몸가짐을 지원, 진정한 신사를 꿈꾸는 남성들에게 젠틀맨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 적절한 브랜딩으로 부가가치 UP↑
이렇듯 적절한 브랜딩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동시에 브랜드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다. 단순히 옷이라는 ‘물건’만을 판매한다면 결국엔 비슷비슷한 제품과 품질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가격만을 비교 하게 만들수 있으며, 이는 스펙(품질)과 가격경쟁에 휘말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라이트스타일 제안형 매장은 ‘물건’자체로 어필하기 보다는 브랜드나 숍에 대한 고객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꽃집’이나 ‘이발소’처럼 매장으로 고객 발길을 옮기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매장 내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의 라이브쇼나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신상품 시착 촬영회 등을 여는 것 말이다.
니트 전문점도 아닌 ‘유나이티드애로우즈’가 ‘니트가 될 때까지’라는 제목으로 니트 생산 공정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 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공감을 얻는 곳이야 말로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제안형 매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김숙이 일본 칼럼니스트
sooke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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