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매장의 ‘소녀시대’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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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규 칼럼

2013-11-01 오후 1:28:06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1990~2000년대에 비하여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낀다. 예능 주제나 편성방법 등 기타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명의 메인 MC에 보조 MC 한 명이 대부분이었던 형식에서, MC가 3~4명 심지어 7~8명까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1인 MC 진행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같은 기성 세대들은 영 정신이 없고 그다지 마음에 드는 진행방법은 아닌 듯하다.


어려서부터 어떤 조직에 가던 무슨 모임에 가던 중심 한 사람이라는 것이 당연시 되었던 우리네 정서로는 중심의 축이 여러 명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인내심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보면, 여럿이 만들어내는 부조화 속의 조화에서 그 동안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다른 재미를 찾아내고, 나중에는 이래서 이런 진행방식을 너도나도 구별없이 쓰는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가수들도 예전에는 블루벨스, 봉봉4중창단 등 4명만 되어도 정말 많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듀엣이 대부분이었고 그 이상은 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곤 했었다. 하지만 90년대를 기점으로 4~5명은 기본이고 13명이나 되는 슈퍼주니어, 9명의 소녀시대 등 다자 MC 못지않게 많은 멤버들이 같은 팀으로 활동한다.


노래 한 곡을 부를 때 한 사람당 부르는 시간은 5초, 6초 정도이니 우리 생각엔 ‘가수 맞아?’ 하고 반문도 해 본다. 하지만 이들은 같이 활동 하는 시간보다 따로 혼자서 연기자로 활동도 하고, 싱글 앨범도 내고, 유닛 멤버로 활동한다. 요즘 말로 ‘뗐다 붙였다’ 하면서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시스템으로 활동한다.
특히 슈퍼쥬니어는 중국에 가면 13명 중 일부는 중국 시장을 목표로 중국 멤버로 교체해서 활동을 한다니, 복잡은 하지만 정말 합리적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 패션 매장을 보면 이런 점에선 아직도 시대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상당히 보수적이고 덜 현대화된 시스템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백화점은 물론 가두점도 오로지 한 브랜드에 한 매장이라는 원칙 아래 그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다양한 니즈를 필요로 하는 고객만족의 시대에서 성공 가능성의 확률을 매우 낮게 하는 요인이 된다.


물론 10년 전, 20년 전은 그런 시스템이 당연하고 또 그렇게 해야 성공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갑’과 ‘을’의 논리에 의해서 전혀 변화가 없는 시스템은 우리 패션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예능 프로그램의 MC도, 가수들도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이런저런 시스템을 그때그때 사용하는데, 가장 트렌디 하다는 패션업계가 아직도 수십 년의 시스템을 사용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패션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다른 분야는 다양하게 구성된 아이템들로 입맛을 다양하게 함으로서 고객을 감동 시키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패션 브랜드들은 ‘원 브랜드 원 숍’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가뜩이나 성장이 멈춘 성숙기에 들어선 우리 패션 시장의 발전에 많은 장애요인으로 보여진다.


◇ 예능 프로그램 벤치마킹 한다면…


데뷔 초기 ‘원더걸스’에 인기 면이나 히트곡 면에서 한참 밀렸던 ‘소녀시대’는 원더걸스와는 다른 행보를 걷는다. 그 당시 원더걸스는 ‘tell me’, ‘nobody’등으로 빌보드 차트에 입성하며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 등 소녀시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Big-hit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소나기는 피해간다고, 소녀시대는 당시 원더걸스와는 다른 마케팅 기법을 진행한다.
소녀시대 멤버 중 가장 인기몰이를 할 가능성이 큰 ‘윤아’를 예능이나 드라마 등 그룹 활동보다는 윤아라는 개인을 스타로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원더걸스는 그룹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을 때 소녀시대는 윤아라는 개인이 소녀가장처럼 소녀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소녀시대도 그 당시에는 멤버들 조차도 지금의 성공시대가 과연 올까 하는 마음이 들었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기획사가 정말 지금 얘기한 것처럼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필자의 개인적인 상상으로 그 당시 상황으론 아마도 그렇게 의도적으로 작전을 짠 것은 아닌지, 만약 필자의 이야기대로 했다면 그 기획자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이야기해 주고 싶다.


현재 결론적으로 본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소녀시대는 원더걸스보다 훨씬 성공시대를 열어 간다고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초 ‘윤아’가 이끌다가 다음은 ‘태연과 유리’가 또 티파니와 제시카가, 그리고 최근엔 ‘꽃보다 할배’의 ‘써니’, 그렇게 돌아가면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며 소녀시대의 ‘新 인기몰이’를 꾸준히 새롭게 만들어 간다.


개개인의 인기에 힘입어 드디어 그룹으로의 인기몰이를 전 세계적으로 이끌어가며 그 폭발력은 가히 획기적이다. 과연 이러한 소녀시대의 성공은 우리 패션에서 벤치마킹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윤태규 MPI 시니어 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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