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패션에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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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8 오후 5:28:41

개성공단이 연내 첫 입주를 목표로 정지작업이 한창이다. 개성공단은 휴전선에서 8Km 떨어진 개성시 봉동리 일원에 2,000만평 규모(공장 800만평, 배후도시 1,200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수천 개의 남한 기업을 유치한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이 소떼 500마리를 끌고 북으로 가 북한 고위층 인사들과 남북경협에 관한 담판을 지은 결과다. 현대는 2000년 8월 남북경협사업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통해 개성이나 신의주, 통천에 대규모공단을 만들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이 후보지로 개성을 확정했고 그동안 관계법률과 시행현안 문제해결을 거쳐 지난 6월 1단계 시범입주업체 15개 업체를 선정했다. 1차 시범단지 2만8,000평의 입주업체선정에는 136개 업체가 응모해 약 9대1의 높은 경쟁률 속 이들 15개 업체가 선정됐다. 이어 300여 개사(1단계, 1백만평)가 입주할 본 단지는 분양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는데도 이미 3,000여개 업체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해 두고 있다고 한다. 남한의 미분양 공단들이 수두록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개성공단으로 몰리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낮은 임금이다. 개성공단의 월평균 임금은 57달러(약 6만7,000원)로 남한의 40분의 1수준이고 중국(80∼100달러)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공단의 평당 땅값도 15만원으로 인천 남동공단의 평당 60~100만원대에 비해 차이가 크다. 노조가 없고 인건비 인상도 연 5%이상 못하도록 돼 있다. 그외 북한 근로자는 말이 통하고 부지런하며 중국이나 동남아 노동자보다손재주 또한 뛰어나다. 이 같은 좋은 조건에 패션업계도 관심을 갖지않을 수 없다. 지금 패션업계의 임가공생산은 상당부분이 이미 중국으로 옮겨갔다. 중저가의 캐주얼 의류는 말할 것도 없고 손이 많이가는 고난도의 다운, 패딩, 이중지 등의 국내 생산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니트 의류는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이뿐 아니다. 국내 고급 패션 브랜드의 기획상품은 물론, 메인 상품까지도 상당량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생산으로는 도저히 수익을 낼 수없기 때문이다. 혹은 아예 국내에서 취급하는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업체도 있다. 어떻든 ‘배부른 한국 노동자들’이 생산기지를 모두 중국에 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개성공단은 패션 기반 산업의 중국행을 어느정도 막아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서울 어디에서도 1시간반에서 두시간이면 자동차로 도착할 수 있다. 조만간 출입도 간단한 절차만 거치고 자유로와질 전망이다. 그러면 서울의 생산 담당자가 오전에 회사에서 일을 보고 점심을 먹고 개성공단에 들러 기술지도 및 검품을 하고 저녁 때 완성품을 자동차로 싣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중국처럼 복잡한 수출입 절차와 해운이나 항공을 거치는 번그러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높은 생산가로 경쟁력을 잃어가던 패션업계의 기대는 클수 밖에 없다. 아직은 남북 관계 및 북한 체제의 불안, 미국 등이 적용하는 적성국 생산품의 고율관세, 전략상품 생산 제한 등의 문제가 있고 중소패션 생산업체가 진출하기에는 초기 자금이 많이 드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수년내에 패션 상품의 북한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의 생산 공장들이다. 지금도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사람을 구하지 못해 폐업하거나 생산이 비교적 쉬운 작업만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도 생산 기술자들의 인건비는 턱없이 비싸다. 개성공단시대가 열리면 남한의 생산 기술자 2∼3명의 급여로 50명이상의 중소규모 공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남한의 수만개 패션상품 생산공장은 도저히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대책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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