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튼튼한 ‘나만의 날개’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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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의 ‘가로수길에서’

2012-12-03 오후 3:23:57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소설이 있습니다. 작가 이문열씨가 1988년 자유문학사에서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작품이죠. 이 소설의 제목은 위기 때 용기를 주는 문구로 즐겨 인용되곤 합니다. 시험에 떨어졌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사람, 혹은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추락하는 건 다 날개가 있대. 용기 잃지마”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본래 이 문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Ingeborg Bachmann)의 시구입니다. 그리고 ‘날개 달린 것들은 하늘을 날지만 이 날개가 구실을 못하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따라 붙습니다. 즉 날개가 제 구실을 할 때만 추락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고, 비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전환기적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 부진을 맞고 있고, 폭발적 성장률을 보여왔던 중국마저 극심한 경제위기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급격한 재정 지출 감소를 의미하는 ‘재정 절벽’(Fiscal Cliff) 등 다양한 대외 불안 요인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섬유-패션업계도 경기 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큰 기업이나 작은 기업이나 여기 저기서 “사상 최고의 불경기”라는 얘기들을 하고, 임원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어깨가 처진 채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어떤 패션업체에서는 아예 신제품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아예 생산을 멈추고 재고 떨이 판매만 하겠다는 건데,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딱하기 그지 없습니다. 얼마나 현황 유지가 힘들면 그럴까 싶어서죠. 이런 기업가들에게 “힘 내시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위기를 잘 극복해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던 이들은 많습니다. 존 F. 케네디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현명하게 해결했고,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보수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 이후 격변한 영국 사회에 걸맞게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지요. 빌리 브란트는 냉전시대에 동유럽을 향한 화해의 외교 정책으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닦았는가 하면, 프랑수아 미테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안정화시키고 유럽연합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이 할퀴고 간 폐허 위에 실용적인 리더십으로 중국을 성장시켰지요. 이들은 비록 기업가는 아니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을 기회로 전환시켰던 리더들이었습니다. 


기업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건 적건 식솔들을 거느린 기업 리더들은 불황일 때 다음 호황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신의 회사만의 가치는 무엇인지, 특장점은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정비한 후 ‘미래 성장 동력’도 찾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가계부채가 많으면 빚을 갚고 씀씀이도 줄이지만, 가족간의 따스한 대화나 마음 나누기를 하지요. 또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자녀 교육은 중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서로 따스하게 마음을 나누면서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집중할 것은 집중해야 겠지요. 시스템의 기본도 새로 짜고 보강하고 인력 활용도 효율적으로 하고 구조조정도 필요하면 해야겠지만, 미래에 대한 끈을 놓진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멋진 패션 제품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날개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호황기가 올 때 그간 준비한 튼튼한 날개로 추락을 딛고 드넓은 하늘로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힘든 위기일수록 미래를 위한 경쟁력 있는 나만의 멋진 무기, 나만의 날개를 준비해야만, 기회가 왔을 때  자유롭게 비상할 수 있을 겁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니까요.



이화순 편집국장
lh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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