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서울패션위크를 장식했던 디자이너들이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더 큰 꿈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바로 제너레이션 넥스트(GN) 무대를 통해 신인 특유의 참신함과 활기찬 무대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앞으로 한국 패션을 이끌어갈 차세대 디자이너들이다.

싸이언스 모더니스트라는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인 ‘나인틴 에이티’의 문정욱 디자이너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서로 다른 성질의 소재인 폴리우레탄과 메탈릭 합성소재를 현대적인 감성의 모던 실루엣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문정욱 디자이너는 어렸을 적 피아노 작곡가가 꿈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잡지를 통해 '카루소'라는 브랜드의 멋지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사로잡혔다. 그는 디자이너 장광효를 만나 고3 때부터 스탭으로 일하면서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는 ‘ADHOC’‘피에르 가르뎅’ ‘옴브루노’ 등 다양한 내셔널 브랜드에서 10년간 일하면서 팀장까지 승진했다.

스탭 시절 다림질과 바느질로 시작해,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브랜드에서 차분히 경력을 쌓고 있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그런 일상에 더 이상 만족감을 못 느꼈다. 반복적인 업무의 직장 생활이 가두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의적으로 실현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시간 날 때마다 디자이너 컬렉션 및 브랜드에 대해 모니터링하곤 했어요. 옷과 룩북 등 제 개인 돈을 들여 저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제 브랜드의 명확한 콘셉과 스타일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문 디자이너는 2012년에 전환기를 맞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과거 ‘캘빈클라인’아시아 지사장이었던 싱가포르 인버티드엣지 대표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2013년 3월 여성복 ‘나인틴 에이티’를 론칭했다. 인버티드엣지는 온라인 편집숍을 기획하면서 온라인스토어를 대표하는 전문브랜드로 ‘나인틴 에이티’를 적극 지원했다.

“‘나인틴 에이티’는 19세부터 80세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타깃이라기보단 그만큼 디자인 모든 영역에서 구애받지 않고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는 브랜드라는 뜻입니다. 또한 남성복에서 여성복 디자이너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과, 나아가 앞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기도 한 1980년생인 저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문 디자이너는 브랜드 전체사업을 직접 총괄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콘셉이 분명하고 브랜드가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전달 상품과 판매전략적인 상품 구성이 양분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디테일을 기교 부리듯 하고 싶지만 공임 등 원가부분을 고려 안 할 수가 없어요. 저 혼자 상품기획, 생산, 유통, 영업 등 모든 것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곤란을 겪으면서 성장하게 되었고 예전의 실무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인틴 에이티’는 르돔 쇼룸과 서울패션위크를 시작으로 점점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현재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유니크숍 등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매장 외에도 입점 관련 미팅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유니크한 매력의‘나인틴 에이티’ 옷들은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다양한 편집숍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미니멀한 요소들이 국내외 편집숍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바이어들에게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이번 GN쇼를 통해 뉴욕의 편집숍과 파리 쇼룸에서 연락이 와서 너무 기뻐요. 앞으로도 더욱 많은 채널에서 ‘나인틴 에이티’만의 개성을 여러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허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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