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을 아는 사람들, 맞춤형 서비스로 사로잡았죠”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패션인사이트> 스튜디오로 들어선류형근 ‘네이비스캔들’ 디자이너. 단정하게 빗어넘기 헤어스타일, 포멀한 블랙코트차림인 그는 밀리터리 패턴의 맨투맨 셔츠를 받쳐입어 개성을 한껏 드러냈다.
“아, 이 셔츠요? 요즘 ‘네이비스캔들’ 히트 아이템에요. 사실 2014 F/W 제품인데 온라인 사이트에 선공개했더니 구입문의가 빗발쳐서 먼저 생산해서 팔고 있어요. 앞에는 요즘 유행하는 밀리터리 패턴으로 포인트를 줬고요, 소매는 가죽느낌이 드는 우레탄을, 뒷판은 네오플랜의 단점을 보완한 신소재를 사용해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네이비스캔들’은 류형근 디자이너가 2011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다. 휴머니즘을 콘셉으로 하는 이 브랜드는 클래식과 캐주얼의 조화를 통해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류 디자이너는 데님 프로모션 회사, 동대문 도매시장, 디자이너 브랜드 등 여러 분야에서 쌓은 경험만큼 다양한 소재와 색상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재주를 지녔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소재를 사용한 맨투맨 티셔츠도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 이미 스테디 아이템이 되어버린 스태디움 재킷도 흔히 사용하지 않는 네이비 컬러로 뽑아내고 소매는 화이트, 등판은 옐로우와 베이지로 배색을 줬다. 차별화된 디자인의 이 상품은 큰 인기를 누려 5차 리오더까지 진행했다.
“대중적인 스타일로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길 재간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승부하기로 했죠.”
때문에 ‘네이비스캔들’은 기획·생산을 해외 시즌 발표 시기와 맞춰서 진행해 카피의 위험성을 낮췄다. 또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는 상품이라면 전 제품 폐기처리한다.
그는 또 다른 인기 비결로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류 디자이너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일할 때부터 패턴을 잘 뽑아낸다며 개인적으로 맞춤옷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그 특기를 살려 ‘네이비스캔들’ 또한 원하는 고객을 상대로 체존해서 딱 맞는 핏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이런 맞춤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올해 오프라인 매장도 오픈할 계획 중이다.
“이름은 ‘메종드무슈’입니다. 프랑스어로 귀하의 집이라는 뜻이지요. 이름처럼 고객들에게 편안한 공간, 고품격 서비스로 대접하려고 해요. 위치는 조용하고 외진 곳에 마련해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도록 할거에요. 마치 아지트처럼요.”
‘네이비스캔들’은 해외에서도 조금씩 사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홍콩 ‘하비니콜스’ 바이어는 “독창성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컬렉션 전 아이템을 사갔으며, 올해부터는 홍콩 ‘트위스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첫 패션쇼를 선보인 싱가포르 ‘블루프린트’에서는 해외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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