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쇼핑몰 하나로 월 매출 10억원을 올리며 청소년들에게 강의를 하는 청년 CEO가 있다.
방민석(29) 믹스엑스믹스 대표. 단지 예술이 좋아서 패션과 예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매일 서울 명동, 홍대, 강남 등지에서 거리패션을 촬영하며 자신만의 철학세계를 키워왔다.
“정말 재밌었어요. 혼자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지하철로 하나씩 옮겨놓고 사람들이 몰리는 명동에서전시회를 열기도 했죠.”
처음부터 쇼핑몰을 구상했던 것은 아니다. 어느날 노점상에서 우연히 구입한 중고 여성 군화를 개인 미니홈피에서 판매한 것이 지금의 믹스엑스믹스의 시작이었다.
“시장을 그냥 돌아다녔어요. 옷을 보따리 장수처럼 한아름 들쳐 업고 30분 거리를 걸어서 왕복하면서 나름대로 열심이했죠. 쇼핑몰은 장사가 아니라 경영이라는 것을 그때 느꼈어요. 마냥 싼 물건을 가져와 팔면 살아남지 못하죠. 그래서 믹스엑스믹스 홈페이지를 패션과 예술, 트렌드는 물론 해외 인디 밴드의 BGM 등 내 스스로의 스타일을 쇼룸처럼 꾸몄어요.”
CEO이자 디자이너인 방 대표는 스스로 옷을 만들어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했다. 또한 9월 중순부터 자체 제작한 남성복을 공개하고, 내후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해외 트레이드쇼에 참석해 대중화되지 않은 상품들을 가져오거나, 혼자 혹은 다른 디자이너들과 함께 디자인해 만든 상품들이 많아요. 아직 바잉이 40%, PB상품이 60%지만 PB상품을 100%로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쇼핑몰의 미래는 ‘브랜드화’이고, 그 기반은 예술이라 생각해요.”
방 대표는 「나이키 슈프림」 같은 스트리트패션 브랜드가 되기 위해 비보이 활동을 후원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거부감이 없고 문화로 인식될 수 있는 것들 중 우리가 최고인게 뭘까’ 하다가 비보이를 생각해냈어요. 아직은 그들의 의상을 지원하고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의 활동뿐이지만, 재능 있는 사람들을 많이 발굴하고 싶어서 홍대에 아티스트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작업실을 알아보고 있어요. 세상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고, 저는 그걸 돕고 싶습니다.”
모 방송국에서도 방 대표를 취재하려 했지만 그는 정중히 사절했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는 겸손한 말과 함께. 실제로 그의 패션에 대한 철학은 무척이나 확고하다. 유명 연예인측의 협찬 요청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왜 그런 좋은 기회를 차버리느냐?”고 묻자 “우리를 표현하기 좋은 사람이면 언제나 환영하지만, 홍보성 협찬은 사양합니다”라고 답한다.
방 대표는 쇼핑몰의 브랜드화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소홀함이 없다. 페이스북에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직원 모집공고를 내지 않아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연락이 계속 올 정도. 그는 자신을 가리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저 친구는 카페 사장이 되고 싶어해요. 그리고 저 친구는 ….”
방 대표는 직원들과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의 실현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뭔지를 고민한다. 아침마다 1시간씩의 영어 강사를 초청해 직원들과 수강하고 점심식사 후 30분 독서 시간을 갖게 하는 등 직원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사업이 잘돼서 직원들에게 작업실 딸린 숙소를 하나씩 마련해주는 게 저의 꿈입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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