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1~2년여간 경영 악화로 전개가 중단되거나 주인이 바뀐 브랜드는 모두 11개. 「잔디로」 「아이아스」 「세렝게티」 「피에르발만」 「송지오골프」 「그렉노먼」 「라일앤스코트」 등 8개는 전개가 중단됐으며 「팬텀」 「김영주골프」 등은 주인이 바뀌었다. 이들 외에도 2, 3개 기업은 매출 악화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는 등 추가 도산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유통망 50개 미만의 군소 브랜드. 규모가 영세한 탓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부실 점포가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지나친 할인율 경쟁으로 팔아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빈곤의 악순환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 상승과 원부자재값 인상으로 원가 부담까지 크게 증가함에 따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손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업체 한 임원은 “2005년 이후 몇몇 선발 브랜드의 강세로 적지않은 후발 브랜드가 출시되며 시장을 키웠다. 그러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특히 아웃도어 스포츠 시장의 급팽창으로 ‘어덜트 캐주얼’ 고객이 발길을 돌렸다. 이후 한정된 마켓에서 지나친 할인률 경쟁이 이어졌으며,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영세한 투자 규모와 가족 중심 경영 등도 문제로 거론됐다. 상당수 기업들이 점포 사업과 프로모션 사업에서 자금을 모아 투자한 탓에 출발부터가 영세했다는 것이다. 또 형제와 부부, 자녀 등 전문성이 낮은 가족이 상품기획과 영업, 관리 등에 지나치게 관여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발붙일 틈이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립 초기에는 오너의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상품기획은 부인, 영업은 동생 등으로 ‘가족 경영’이 계속된다면 능력있는 직원부터 회사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골프웨어에서 출발했지만, 일정 규모로 빠르게 성장시켜 마케팅과 상품력에 투자하거나 스포츠 등 범용성 있는 콘셉트를 도입해 지속성장 할 수 있는 브랜딩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또 여타 브랜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도 절실하다.
경쟁이 치열한 유사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1200억원 볼륨 브랜드로 성장한 「올포유」, ‘X 시리즈’를 통해 멀티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는 「JDX」,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로 내실 성장 중인 「마코」 등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