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 패션이 화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 여성정치인들의 패션에 빨간색이 등장하는가 하면 재계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이 최근 삼성 신년하례식에 빨간색 코트를 입고 나오는 등 여성리더들의 레드 패션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박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인수위원 첫 전체회의에 진달래색 원브레스티드(한 줄로 단추를 잠그게 디자인) 재킷에 회색 바지를 입고 참석했다.
첫 회의에서 박 당선인은 “국민 손톱에 박힌 가시를 뽑아 달라는 중소기업인들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며 ‘국민희망’과 ‘국민의 삶’이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의 패션저널리스트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빈 기번은 “여성 정치인이 입은 옷은 정치적 성명 발표와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어 박 당선인이 이날 입은 진달래색 재킷과 회의석상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진달래색 재킷=희망’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백 줄의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패션브랜드 「MCM」 김성주 회장은 선거 기간 동안 빨간색 목폴라 티셔츠와 운동화, 바지 등을 착용, 새누리당 이미지를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지난해 20일 당선 직후 광화문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빨간색 털장갑을 끼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지난 6일 임명장을 받을 때는 회색 정장에 와인색 목폴라 티셔츠를, 일본 특사단 접견과 관련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도 이너로 빨간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정장은 톤다운 된 색깔을 선택하지만 이너나 액세서리를 붉은 계열로 매치,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계 패셔니스타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이 신년하례식에 입고 나온 빨간색 코트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으며 “제일모직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인 것으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패션도 전략이라는 것을 이 부사장은 온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해외 여성리더들의 붉은 색 패션 행렬도 눈길을 끈다. 지난 3일 미국 민주당 소속 여성하원의원 61명이 의회개원 기념 사진을 찍는 사진이 게재됐다. 빨간색 정장이 주를 이뤘으며 파란색, 검은색 순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도 핫핑크 등 원색 계열의 옷을 즐겨 입으며 국제통화기금(이하 IMF) 여성총재 프랑스인 크리스틴 라가르드도 붉은 색 코트와 붉은색 스카프 등으로 여성스러움과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박 당선자가 과거에는 중후하고 단정한 옷을 입어 실제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이미지를 연출했다면, 요즘은 붉은색 등 원색 계열의 밝고 가벼운 색과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택해 훨씬 젊고 씩씩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강선임 기자
ks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