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에 한국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저우의 대표적인 의류 도매시장인 바이마(白馬)상가에는 40여 한국 상인들이 입점해 있으며, 이들은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신상품 개발 및 판매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점포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발빠른 기획력과 소재 차별화로 중국 각 지역의 대리상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미래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바이마 도매시장을 통해 한국 도매상인들의 경쟁력과 향후 과제를 점검해 봤다.

광저우(廣州)는 중국의 대표적인 의류 도매시장이다. 특히 바이마(白馬)는 가격은 물론 디자인력과 품질이 뛰어나 중국 각지의 도매상과 대리상들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남대문과 동대문 등 국내 상인들도 주요 고객으로 등장했으며, 심지어 현지에서 물건 사입을 대행해 주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바이마는 1층부터 8층까지 900여 개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상가 1층은 한 달 임대료가 13만위엔(1천700만원)에 이를 만큼 높지만 입점을 희망하는 상인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임대료가 높은 만큼 매출도 높아 ‘대박’의 꿈을 안고 뛰어드는 상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마는 8월 말부터 성수기가 시작된다. 성수기엔 하루 10만위엔 이상의 매출을 올려 월 200∼300만위엔을 올리는 점포도 적지 않다. 입점 상인들의 80% 이상이 직영 공장과 별도 사무실을 갖추고 있어 점포는 신상품에 대한 반응체크와 신규 고객을 찾는 기능이 강하다. 중국 전역의 대상(大商)들은 물론 한국, 대만, 홍콩, 동남아,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 몰려들기 때문에 광저우 도매시장은 세계적인 의류 도매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바이마에 한국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홀리지」 「초이스」 「모코코」 등 인지도 높아
광저우 바이마상가에는 8월 현재 40여 개 한국 상인들이 입점해 있다. 대부분 4층에서 영업을 하며 「초이스」 「홀리지」 「무지개」 등 몇몇 점포는 1층에 위치해 있다.
한국 상인들은 대부분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도매장사를 했던 상인들로서 최근 1년 사이에 입점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들은 한국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신상품 개발 트렌드를 비롯해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점포보다는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발빠른 기획력과 소재 차별화로 중국 각 지역의 대리상들과 거래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1층 「홀리지」에서 근무하는 최성현 씨는 “입점한 지 2년 됐다. 한국 출신의 디자이너 1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300명 규모의 직영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시즌에 400∼500가지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중국 각지의 대리상들이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4층 「모코코」 김훈 이사는 “8월 말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는 하루 10만위엔의 매출고를 올리지만 요즘 같은 비수기엔 2∼3만위엔 선이다. 짠시루와 스산항 등은 가격경쟁이 치열하지만, 바이마는 품질과 디자인이 중요한 경쟁력이다. 바이마는 과거 홍콩과 대만 상인들이 10여 년간 흐름을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1, 2년 사이에 한국 상인들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트렌드를 반영한 뛰어난 상품기획력이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한류 바람도 성장에 한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4층에서 「다다나」란 한글 간판을 달고 있는 중국 상인 양궈홍(揚國紅)은 “바이마에서 11년째 장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어렵다. 한국풍 디자인이 흐름을 주도함에 따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중국 상인들은 매출이 급감했다.‘한류’ 덕을 보기 위해 간판을 바꿨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동대문과 남대문 등 한국 도매시장 상인들의 방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바이마에서 만난 제일평화시장 등에서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어느 한국 상인은 “15∼30일마다 광저우를 방문하고 있다. 한 번에 300만∼1천만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한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직접 공장을 운영했지만 인건비와 월세 등 경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광저우에는 이미 적지 않은 한국 상인들이 자리잡고 있어 가격과 디자인력을 모두 갖춘 제품을 구매하는 데 최적지”라고 말했다.
취재 중에는 이 외에도 동대문에서 온 2명의 상인을 더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중국어도 능통하게 구사하는 등 이미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데 익숙했다.
동대문 상인들에 따르면, 1층의 「홀리지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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