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상장폐지 재도전…뿔난 주주들 만족시킬까
가+
가-
1차 도전 실패 후 2차 공개매수 위한 검토 진행 중

2024-09-11 오전 9:05:30

주당 2300원 유지 전망…소액주주들은 3000원선 기대




Image
신성통상 강동구 둔촌동 소재 본사



유례없는 상장폐지 시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오명을 뒤집어 쓴 신성통상이 상장폐지 목적 달성을 위해 2차 공개매수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2차 공개매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시장 기준 대주주가 회사를 상장폐지하려면 지분 95%를 보유해야 하는데, 신성통상은 1차 공개매수에서 83.87% 지분 확보에 그쳐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신성통상은 이번 상장폐지 시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주력 브랜드인 ‘탑텐’이 2019년 유니클로 불매 운동의 반사이익과 애국마케팅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룬 신성통상이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창인 때 오히려 반시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탑텐의 성장과 함께 신성통상 주주들은 그에 걸맞는 주가 상승을 기대했지만 소액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공개매수 가격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제로 신성통상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주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배당정책으로 소액 주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신성통상은 2002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법정관리에 들어가 가방업체인 가나안이 인수하게 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후 신성통상의 법정관리가 끝나던 2006년 서울지방법원 제4파산부의 허가로 가나안컨소시엄과 인수대금 924억원에 M&A 본계약을 확정짓게 된다.


당시 가방과 텐트를 생산해 수출하던 중소기업 가나안이 신성통상을 인수한 것에 대해 뒷말이 많았다. 소위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횡행했고, 일각에서는 염태순 회장이 당시 정권 내 실력자의 도움으로 거저 먹듯 손쉽게 신성통상을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Image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최근 들어서는 크고 작은 내부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일례로 신성통상은 코로나가 확대되던 2020년 4월 직원들을 상대로 무리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부당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수출본부의 직원 50여명을 상대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사전 예고도 없이 급작스럽게 발표해 후폭풍이 거셌다.


직원 부당해고 논란이 있은 이듬해 신성통상 모기업인 가나안은 이전에는 단 한번의 배당도 없다가 느닷없이 주당 6890원 씩을 배당한데 이어, 2022년에는 주당 3만4500원 씩의 폭탄 배당을 하며 오너 일가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신성통상의 경우는 더 가관이다. 지난 10년 동안 이익잉여금을 3000억원 이상 쌓아 놓기만 하고 전혀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주당 50원 씩의 쥐꼬리 배당을 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집단 반발을 샀다.


이러한 주주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신성통상은 2차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 배경으로 신성통상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가로 800억원이 안되는 금액만으로 3157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자녀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며 2세 승계구도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익잉여금은 증여세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다만 2차 공개매수 시도를 앞두고 소액주주들과 신성통상 간 이견 차이는 큰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신성통상 측은 2차 공개매수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소액주주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주당 2300원에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소액주주는 “대부분의 상장폐지 기업들이 2차 공개매수 시 1차 매수가 보다 높았던 사례는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의 신성통상 행태로 미뤄보면 2차 공개매수가는 2300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주주들은 3000원 대 이상을 기대하고 있어 양자 간 입장 차가 너무 현격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