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비 해외직구로 전환…대기업 이커머스 확대로 경쟁력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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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의 누적 결손금은 785억원으로 명품 플랫폼 중 가장 많다. |
명품 플랫폼 3社의 지속성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큐텐 그룹과 티몬,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에 따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명품 소비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명품 플랫폼들의 지속성장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3년 영업활동과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재무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란의 누적 결손금은 785억원으로 명품 플랫폼 중 가장 많다.
발란과 함께 명품 3社로 꼽히는 ‘트렌비’와 ‘머스트잇’ 상황도 녹록지 않다. 트렌비의 누적결손금은 654억원, 머스트잇은 236억원으로 집계된다.
이커머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명품 플랫폼 업계는 일제히 재무건전성을 알렸지만 명품 시장 흐름은 여전히 불안하다. 코로나 이후 보복소비 여파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명품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명품 플랫폼 3社의 20대 비중은 2020년 31.2%에서 15.5%로 절반 이상 줄었다. 주요 구매력을 갖춘 30대 역시 28.2%에서 25.1%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3社의 1~2월 전체 누적 이용자 수는 2022년 230만명에서 2024년 83만명으로 감소했다.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패션 브랜드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7% 성장한 510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각각 전년대비 31.8%, 20.3%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던 2021년, 2022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수요는 지난 2022년까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복소비 심리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고금리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시장은 전년대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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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의 누적결손금은 654억원으로 집계된다. |
◇ 명품 소비, 이젠 해외직구로 패러다임 전환
명품 플랫폼들의 실적 부진은 명품 소비가 직접 구매에서 해외 직구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명품 대중화로 보다 저렴하게 럭셔리 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앞다퉈 직구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구매력이 높은 3040대를 중심으로 소비층이 재편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직매입 명품 구매와 달리 해외직구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수요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핵심 수요만 남으면서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시장 진입도 명품 플랫폼에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지난 6월 명품 플랫폼 에센스를 입점시키며 해외직구 확대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도 해외직구를 통한 명품 의류 및 잡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한 움직임도 주목된다. 롯데온에 따르면 올해 1~5월 해외직구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SSG닷컴에서도 명품 의류, 잡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월 ‘파페치’ 인수를 마무리 지은 쿠팡의 명품 직구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Inc는 지난해 12월 5억 달러(6500억원)을 투입해 파산위기에 처했던 명품·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고 올해 2월 자회사 편입까지 끝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파페치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파페치를 포함한 성장산업 매출은 82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배 늘었으며 연말까지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감가상각 전 순이익)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과 파페치의 결합이 어떤 형태로 실현될 지는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 없지만 여기에 쿠팡의 ‘로켓직구’가 접목될 지는 관심사다. 로켓직구는 쿠팡이 제공하는 빠르고 편리한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다. 2017년 미국을 시작으로 2021년 중국, 2022년 홍콩, 올해 일본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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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의 누적결손금은 236억원으로 집계된다. |
◇ 명품 3社, 올해 턴어라운드 전략은?
올해 명품 시장 한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명품 이커머스 3社는 또 다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먼저 발란은 지난해 투자받은 자금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명품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 신명품으로 불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입점시켜 ‘K-럭셔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것. 발란 측은 “현재 입점 브랜드는 700여개로 기존 목표 이상으로 확보된 상태이며, 해당 사업이 안정화되면 오는 10월부터 다시 영업이익 흑자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트렌비는 영국, 독일,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명품 수요가 높은 6개 지역에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해외 현지 제품 소싱력을 끌어올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머스트잇은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큐레이팅 서비스 고도화에 투입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실제로 머스트잇은 지난해 4분기 20명 이상을 채용했다. 지난달에는 ‘여기어때’ 등을 거친 플랫폼 전문가 김홍균 CPO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송호진 머스트잇 COO는 지난 1월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2024년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서비스 커버리지 확장’과 ‘탐색과 발견의 고도화’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급격하게 변하는 시장 속에서 퀀텀점프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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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필 기자
sjp@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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