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전성시대 |
최근 패션시장 새벽배송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마켓컬리, SSG 등에서 시작된 새벽 배송 화두는 최근 패션시장으로 확산되며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패션시장에서도 플랫폼들이 새벽배송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풀필먼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른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브랜디(대표 서정민)가 먼저 불인 붙인데 이어 최근에는 지그재그(대표 서정훈), 무신사(대표 한문일, 강정구) 등도 이 게임에 뛰어들었다. 에이블리(대표 강석훈)도 자체 풀필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빠른 배송을 위한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 매력적이다. 신선 식품처럼 내일 당장 입고 나갈 상품을 오늘 저녁 주문으로 가능한 것에 소비자 만족도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미 플랫폼들은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확인했다고 언급한다.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다 보니 자연스레 거래액도 증가했고, 입점 브랜드들의 매출과 주문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새벽배송은 오프라인 구매 경험처럼 바로 사서 바로 입을 수 있는다는 장점과 함께 브랜드나 입점 쇼핑몰들의 기획전에 파급력을 더해 줄 수 있다. 주문부터 상품 준비,배송까지 평균 2~3일 소요되던 리드타임을 단 하루로 줄여 브랜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할인이 중심인 기획전 아이템들을 새벽배송으로 풀어내면서 주문량을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그재그는 직진배송으로 리브랜딩 이후 거래액이 78% 상승했다 |
◇ 지그재그 새벽배송 리브랜딩 후 거래액 상승
지그재그는 지난 5월 CJ대한통운와 협업하는 방식의 새벽배송 Z온리를 스타트했다.
이 당시 입점 20여개 쇼핑몰만 참여한 베타 서비스 형태였지만 효과는 상당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 ‘직진배송’으로 이름을 바꾸고 서비스를 본격화하기에 이르렀다.
직진배송은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와 연계해 밤 12시 전까지 주문 시 다음 날 바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한 지그재그 물류 서비스다. 직진배송을 통해 판매자의 창고 구축 및 재고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여, 동대문 패션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지원한다. 지그재그는 지난 6월 물류 서비스를 ‘직진배송’으로 리브랜딩하며 온라인 쇼핑몰 자체제작 상품 중심에서 동대문 사입 상품까지 익일 배송 품목을 확대했다.
리브랜딩 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7월 한 달 간 직진배송 주문 건 수는 리브랜딩 이전 대비 2배(98%) 증가했다.
이와 함께 거래액도 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직진배송에 참여하겠다는 셀러 수도 2배 증가했으며, 상품군이 다양해짐에 따라 직진배송 전용관 활성되면서 이용자 수도 3배 이상 늘어났다.
직진배송은 입점 소호몰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입점 소호몰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랐기 때문이다. 데일리 여성 의류 쇼핑몰 ’메이드제이’는 직진배송으로 물류 서비스를 리브랜딩한 이후 7월 매출이 입점 월(5월)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트리트 패션 쇼핑몰 ’에이비글’은 입점 월(6월) 대비 7월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쇼핑몰 랭킹 역시 212위에서 142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물류 서비스 강화로 잠재력을 가진 소호몰들이 지그재그 내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빠르게 매출을 향상시키고 있다”라며 “플랫폼에서 혁신 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해서 발굴하여 소비자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는 당일 주문 당일 수령이 가능한
하루배송을 선보인다 |
◇ 새벽배송 뛰어든 무신사, 직매입
아이템부터 시작 무신사의 풀필먼트, 그리고 새벽배송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무신사는 여주에 대규모 물류 센터를 확보한 후 풀필먼트 고도화 작업이 한창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무신사는 6,0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대형 플랫폼이지만, 사입이 아닌 위탁 베이스이다 보니 풀필먼트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최근 무신사는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라스트마일 전쟁 참전을 알렸다. 테스트 단계이지만 그 첫 선의 중심이 되는 것은 무신사 부티크다. 무신사 부티크는 지난 6월 무신사가 오픈한 럭셔리 편집숍으로, ‘프라다’ ‘메종 마르지엘라’ ‘메종키츠네’ ‘생로랑’ ‘발렌시아가’ ‘버버리’ 등 20여개 하이엔드 브랜드를 우선 확보했다.
무신사 부티크로 새벽배송을 시작할 수 있던 이유는 직매입 전략에 있다. 무신사는 하이엔드&럭셔리 전문 MD팀을 구성해 럭셔리 아이템을 직매입하고, 자체 풀필먼트에 보관, 새벽배송으로 풀어내고 있다. 무신사의 새벽배송은 브랜디의 쇼핑앱 첫 새벽배송을 실현한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가 함께한다.
무신사 라이브를 통해 방송했던 ‘메종키츠네’에서 시작한 새벽배송의 효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무신사 라이브 ‘메종키츠네’ 편에서 방송 5분만에 매출 1억원이, 방송이 끝날 때까지 4억 5000만원이 발생했다. 인기 아이템들은 30여분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는 새벽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 일반 입점 브랜드 중 라이브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브랜드는 ‘커버낫’으로 기획전 기간 포함해 4억 6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메종키츠네’ 라이브에서 새벽배송이 구매결정에 큰 기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무신사는 ‘메종키츠네’ 라이브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
무신사 부티크 새벽배송 상품 |
◇ 브랜디, 그날 주문 그날 수령
‘하루배송’ 스타트 브랜디는 새벽배송 넘어 말 그대로 당일 주문 당일 수령인 하루배송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패션 상품까지 일상화되면서 '하루배송'은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연말 대비 3배 규모로 고속 성장할만큼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루배송은 전국 어디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서비스다. 주문 시간을 오후 2시에서 밤 12시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주문 당일 배송 받는 '저녁도착'과 밤에 주문하고 새벽에 받는 '새벽도착' 하루배송도 이용할 수 있다.
새벽배송 안착과 하루배송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헬피 셀러들의 주문량도 세 배 가량 늘어났다. 하루 평균 3만건을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9만건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헬피 셀러들의 매출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브랜디 측의 설명이다.
브랜디 인기 콘텐츠 중 하나인 ‘베이델리’는 신상 업로드와 동시에 2466개 구매가 찍혔고, ‘밍크’가 선보인 소프트 캐시 브이넥 가디건은 하루만에 1572명이 구매했다. 모두 하루배송 가능한 아이템이고 그 날 오후 8시에 택배 수령이 가능하다. 풀필먼트 확장을 위해 브랜디는 올해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D F C)’를 기존의 약 두배 규모인 13,233㎡(4000여평)으로 확대하고 헬피 셀러 외에도 브랜드, 일반 셀러까지 모두 풀필먼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MZ세대에게 패션쇼핑을 할 때도 하루배송은 필수인 시대가 됐다. 새로운 모델 발탁과 함께 고객들이 원하는 스타일 변화를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보다 빠르고 쉬우며 편리한 하루배송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 모두 빠른 배송이 가능한 아이템들을 앱 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에이블리, 새벽배송 위한 사전 작업 한창
에이블리는 지난 7월 배송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일 출발 서비스 ‘샥출발’을 론칭했다. 그 날 주문한 상품을 그 날 출고해 다음날 아침에 받아볼 수 있다. 금요일의 경우 주말을 지나 월요일 오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이는 성수동 풀필먼트에서 사입부터 상품 검수, 포장, 배송,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단계를 도맡아 시행하고 있다. 에이블리가 직접 물류를 운영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고관리 및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배송은 에이블리의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풀어낼 지가 중요하다.
다른 플랫폼들과 같이 전문 로지틱스와 손잡고 진행하는 형태는 아직 아니다. 하지만 마켓별 최근 1개월 주문에 대한 평균 상품 준비기간을 수치화했고, 소비자가 구매시 참고할 수 있도록 배송 예측 정보를 알려 주는 등 편의성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