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방송이 최근 패션시장에서 가장 핫한 채널로 떠올랐다.

라이브 커머스는 유튜브나 틱톡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직접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MZ세대 사이에서 연예인과 비슷한 수준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직접 호스트로 나서기 때문에 방송을 보기 위해 몰리는 트래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스트리트 캐주얼이 라이브 커머스의 핫한 콘텐츠로 함께 부상하고 있다. 방송에서 쇼호스트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부터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까지 모두 MZ세대들이고, 스트리트 캐주얼은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이기 때문이다.

최근 활발한 라이브 커머스 활동을 보여주는 플랫폼은 잼라이브. 잼라이브는 지난달 '커버낫'과 공포영화 처키가 협업한 '커버낫 X 처키' 컬렉션을 라이브로 공개했다. 앞서 이 회사는 20만명 팔로워를 보유한 모델 락채은의 의상 체인지 쇼를 기획해 '마크곤잘레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타일쉐어의 스쉐라이브는 꾸준한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통해 전년동기대비 725% 거래액 신장을 이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또한 MCN 회사와 협약을 통해 메가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방송을 개편하면서 2월과 3월 거래액이 10배 이상 상승했다.

박선민 스타일쉐어 비즈니스팀 팀장은 "오프라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진 가운데, 구매 과정에서 경험과 후기를 중요시하는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접점 채널로 온라인 플랫폼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입점이나 협업을 주저했던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이제는 영타겟이 모인 곳으로 직접 들어가 그 특성과 문법을 익히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타일쉐어 SUN(Styleshare United Network)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한 라이브 방송

◇ 스트리트 캐주얼 + 인플루언서 + 동영상, 흥행 보증
라이브 커머스의 이용자는 대다수가 MZ세대다. 이들은 텍스트보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동영상을 선호하며, 연예인만큼 인플루언서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열광한다. 때문에 인플루언서들이 스트리트 캐주얼을 입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말 그대로 '치트키'인 셈이다.

잼라이브에서 진행한 '커버낫' 방송은 모델 윤다로와 잼라이브 허송연 MC가 출연해 이번 컬렉션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답을 해주는 Q&A 토크 형태로 진행, 4만명의 시청자가 몰리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커버낫'은 지난 4월 무신사 공식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70주년을 맞은 스누피와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은 독보적인 보이스의 가수 카더가든과 차세대 음원 퀸 케이시가 직접 '커버낫' 옷을 입고 온라인 미니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화면 하단에 무신사 스토어 링크를 연동시켜 커머스로 연결시켰고, 이를 통해 하루 만에 준비한 2만장 물량이 완판됐다. '커버낫 X 스누피 70주년' 컬렉션은 현재까지도 매주 1000장씩 판매되고 있다.

'커버낫' 관계자는 "새롭게 선보이는 협업 컬렉션들을 더욱 새롭고 흥미롭게 보여주기 위해 라이브 채널을 선택했다. 라이브는 단시간 폭발적인 수요가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그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스쉐라이브는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아이스크리에이티브 등 대표 MCN 회사들과 손잡고 메가 크리에이터들을 호스트로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남자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김민규가 출연하는 '민규 라이브'는 'FCMM' '엘레쎄' '키르시' '크럼프' 등을 30분만에 완판시켰다.

잼라이브는 '커버낫' '마크곤잘레스'와 손잡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 라이브 커머스로 얻는 실질 효과는?
라이브 커머스가 과연 실질적인 매출을 내고 있을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매출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루언서들이 쇼호스트로 나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함께 쇼핑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들 사이에서 공신력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이 소개하는 아이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 이에 몇몇 패션기업들은 이를 통해 MZ세대를 만나는 소통의 창구 또는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스쉐라이브는 최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모아 'SUN(Styleshare United Network)' 크루를 만들었다. 이 크리에이터들은 라이브에 나서 스타일쉐어에서 추천하는 브랜드들의 아이템을 활용해 데일리룩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이 콘텐츠를 통해 '오드스튜디오' '러브이즈트루' 등 신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외에도 '아이더' '스파오' 등 제도권 브랜드에 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백화점까지 MZ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스쉐라이브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수 스타일쉐어 CPO는 "스쉐라이브는 일정 기간 동안 이용자들의 피드나 구매 이력 등에서 발생한 데이터로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아이템을 선정한다. 이어 그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라이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수익 분배는 참여 콘텐츠(브랜드)들과 크리에이터간 소통을 통한 유동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잼라이브는 지난해부터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브랜드에 한해 수수료를 없앴다. 그리고 일정 비용이 드는 광고 상품으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잼라이브 공식 SNS 채널을 통한 사전 홍보 및 네이버페이 결제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30~50분 동안 호스트로 나서는 인플루언서가 직접 소비자들에게 퀴즈를 내고 상품에 대한 질문을 답변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잼라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키르시'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 '마크곤잘레스'와 '커버낫'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것이 라이브 커머스의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서재필 기자
sjp@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