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다운의 대박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러시아 월드컵 점쟁이 고양이 아킬레스(사진)도 모르지 않을까 |
지난해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렸던 롱다운(일명 벤치파카)이 과연 올해도 대박으로 이어질까?
6월 말 현재 사전기획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한 아웃도어 기업들은 올해 역시 물량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결정하고 무더위에도 일찌감치 판매에 돌입했다.
롱 다운은 지난해 10~20대 수요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대부분 마감 판매율이 9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전년에 비해 2~3배 가량 늘어난 물량을 책정하는 초 강수를 통해 롱다운 트렌드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아웃도어나 스포츠 브랜드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전망하는 올해 롱다운 시장 전망은 ‘맑음’이다. 지난해 보다 일찍 시작된 롱패딩 선구매 프로모션이 기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10~20대 중심에서 탈피, 연령층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 스포츠 롱다운이라는 획일적인 스타일만 출시된데 반해 올해는 다양한 스타일이 대거 출시되며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욱진 케이투코리아 상무는 “기본적으로 롱다운에 대한 재고가 없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높은 판매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브랜드들이 10~20대를 넘어선 30~40대 수요에 타깃을 맞추며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 판매 활성화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박지훈 ‘투타임즈유’ 이사는 “롱 다운의 판매 호조는 아웃도어의 스포츠화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무신사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올해까지 롱 다운 트렌드에 가세하며 시장의 붐업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까지 작년의 대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웃도어 기업들이 벤치파카 물량을 크게 늘린 것은 다운 제품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현상에서 시작되고 있다. 등산복 매출이 급감하며 다운 매출이 전체 총 매출에 50%를 넘어서며 다운 판매 여부에 따라 한해 매출이 좌우되는 기이한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는 영업 방침이 깔려있다. 여기에 최근 춘하 시즌 매출이 급감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롱다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손광익 LF 상무는 “현재 아웃도어 시장은 롱다운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전 제품이 판매 하락을 보이고 있지만 롱 다운은 예외인 점이 물량 확대로 작용하고 있다. 10대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40대까지 옮겨가면서 중 장년 고객 층도 창출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고 말했다.
롱다운 연내 300만장 이상 출시
이로 인해 에프엔에프의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은 올해 총 70만장의 다운 제품 패션 기업 중 가장 많은 35만장의 롱다운 물량을 준비 중이다.
아이더의 ‘아이더’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30만장의 물량을 책정한 상태다. 네파의 ‘네파’는 2배 이상 늘린 30만장을 투여한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케이투코리아의 ‘케이투’ 역시 2배 이상 늘린 26만장의 롱 다운 물량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블랙야크의 ‘블랙야크’ 16만장, LF의 ‘라푸마’ 11만장, 화승의 ‘머렐’이 10만장 등 최소 2배에서 3배가량 물량을 증량했다.
따라서 올해 10월이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만 200만장 이상의 롱다운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포츠와 캐주얼을 합산할 경우 300만장 이상이 출시되어 과열 경쟁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올해 롱다운 시장이 지난해와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에 의한 평창 롱패딩과 같은 이슈도 사라지고 10~20대가 대부분 하나씩 구매한 만큼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에는 이례적인 한파가 지속됐지만 올해는 날씨 여부를 예측할 수 없고 올해는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가격 경쟁, 세일 등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웃도어 기업 한 임원은 “올해까지 롱패딩 트렌드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항상 과잉 공급이 문제가 된다. 이미 올해 공급량이 지난해 2배 가량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 래쉬가드 시장 확대로 물량을 크게 늘렸다 낭패를 본 사례가 있다. 롱다운 역시 이젠 레드오션으로 전락해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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