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까지 장악 나서 중소 상인들 삶의 터전 잠식 우려 롯데백화점이 서울 홍대 상권에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신유통 패션전문점 ‘엘큐브(el CUBE)’를 지난 3월 25일 오픈했다. |
롯데그룹이 백화점, 복합쇼핑몰, 아웃렛에 이어 중소 상권 공략을 위한 새로운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25일 롯데백화점은 젊은층이 가장 붐비는 대표적인 서울 홍대 상권에 편집숍 방식의 패션전문점 ‘엘큐브(el CUBE)’를 오픈했다.
영 스트리트 패션전문점을 표방하는 ‘엘큐브’는 20~30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고,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MD를 구성해 백화점을 떠났던 젊은층을 다시금 롯데 고객으로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오픈한 홍대 ‘엘큐브’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공간에 휴식 존으로 꾸민 옥상 공간까지 갖춘 단독 건물이다. 영업 면적은 630㎡(190평) 규모로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기보다는 상권에 맞는 콘텐츠를 엄선해 입점시킨 컴팩트한 사이즈다.
‘엘큐브’는 전체 21개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에는 ‘MLB’ ‘보이런던’ ‘코너스’ 어드바이저리’ 등의 유니섹스 캐주얼에 F&B 브랜드 ‘제주스’를 입점시켰고, 1층에는 전체를 대표하는 앵커 테넌트로 캐릭터 전문숍 ‘라인브렌즈샵’ 코스메틱 편집숍 ‘라코스메티크’, 여기에 F&B 브랜드 ‘키스더티라미슈’를 입점시켰다. 2층에는 여성복 ‘밀스튜디오’ ‘토모톰스’ ‘피그먼트’ 등과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액센트’를 구성했고, 3층에는 ‘플레이노모어’ ‘육심원’ ‘콰니’ 등의 잡화 브랜드에 여성복 ‘톰앤래빗’ ‘체리코코’를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엘큐브’를 상권에 맞는 지역 밀착형 유통 채널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엘큐브’는 이번에 홍대 상권 유동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층과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MD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컴팩트한 전문점 성공모델로 일본의 이세탄 백화점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탄백화점은 2015년까지 화장품, 패션잡화 등이 중심인 6개 콘셉의 전문점을 113개 운영 중이다. 전문점 총 매출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탄백화점은 2018년까지 전문점을 180여 개로 늘리고 매출도 6000억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엘큐브’ 1호점 개점에 이어 다양한 전문점을 계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다. 올해 안에 홍대 2호점을 추가하는 것을 비롯해 전국에 지역과 고객에 맞는 맞춤형 리빙, 코스메틱 전문점, 패션잡화 렌탈숍 출점도 추진 중에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이러한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는 “롯데가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통해 전국 대도시 상권을 장악하고, 최근에는 아웃렛을 통해 지방의 중소 도시까지 영향권에 두더니 이번에는 콤팩트한 사이즈의 신유통 시설로 중소 상권까지 장악하려는 것은 패션 대리점주나 지역의 자영업자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홍대 ‘엘큐브’를 둘러 본 한 업계 관계자는 “1층에 입점된 ‘라인프렌즈샵’ 하나가 건물 전체를 다 써도 될만한 크기의 건물에 너무 많은 브랜드를 다닥다닥 붙여놔서 동선도 확보 안돼 쇼핑하기에 너무 불편하다. 브랜드별로 행거 몇 개에 판매사원을 2~3명씩 운영해야 하는데 이렇게는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이번 ‘엘큐브’에서도 ‘슈퍼갑’의 생각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엿 볼 수 있다”며 상생이 아닌 롯데 주도의 변화하지 않는 업무 행태를 비난했다.


김성호 기자
ksh@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