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일까?
권상우를 모델로 편안하고 내추럴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마루」는 막바지 세일이 한창이다. 코엑스몰에 위치한 「마루」매장.
남자친구 생일선물을 고르기 위해 퇴근길에 들렀다는 정우숙(26) 씨는, “평상시 캐주얼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셔츠를 선물할 생각”이라며 은은한 컬러의 체크무늬 셔츠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코엑스몰 ‘엔터6’에 위치한 「라디오가든」 판매사원 이지현 씨는, “이번 여름에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아서였는지 민소매 셔츠의 매출이 많았다”라며 “2∼3만원대로 출시된 셔츠와 반바지 등을 1∼2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세일 기간에는 매출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귀띔한다.
타브랜드에 비해 다양한 액세서리 라인을 구비하고 있는 「쿨하스」의 경우 3∼6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스니커즈가 많아 신발 판매의 호조가 눈에 띈다. 20% 세일 혜택까지 적용하면 동대문 도매시장에서도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다. 「쿨하스」 숍마스터 장인석 씨는,“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쿨하스」 로고가 들어간 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한다. 꾸준한 빅 모델 광고와 스타마케팅 덕으로 분석된다. 작년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옥탑방 고양이>에 이어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 <풀하우스>에도 협찬중인 「쿨하스」는 <풀하우스>의 원작만화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 종류를 2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감성캐주얼 「흄」의 숍마스터 김지아 씨는, “이번 여름 브랜드 로고를 패턴화시킨 커플 티셔츠의 판매가 좋았다. 고가 브랜드에서는 한 벌밖에 살 수 없는 가격이지만 「흄」에서는 5∼6만원선으로 커플 룩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말한다. 이달 말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다는 손희숙(25) 씨는, “어차피 커플 티는 자주 입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라며,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데님이나 재킷 등의 고가 아이템보다는 가볍게 입을 수 있는 티 종류에 손이 가는 편이다”라고 덧붙인다.
충동구매 주의, 가격대비 만족도는 높다
뭐니뭐니해도 중저가 브랜드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대학생 서찬란(23) 씨는, “계절마다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모두 구입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런데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가격에서 만족하고 품질에서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회사원 권성효(25) 씨는 캘리포니아를 연상시키는 광고와 시즌마다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을 선보이는 「후아유」에 매료되어 작년 여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이 브랜드 제품으로 치장했던 적이 있다.
“가방이나 팬츠의 경우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티셔츠가 문제였다. 한번 입고 세탁을 하니 마치 6개월은 입은 것처럼 늘어지고 헤져버렸다. 그 후로는 얇은 면 소재 아이템은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한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계획에 없던 소비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학생 이원규(22세) 씨는, “가격이 싸서 충동적으로 구입했는데 막상 집에 와서 보니 로고를 지나치게 강조한 디자인에 금방 싫증이 났다”며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디자인과 품질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충고한다.
김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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