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50대 이상 중·노년층 중심의 레저스포츠였던 등산이 사회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라이프 타임 레저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환경의 변화는 곧 브랜드의 변화를 불러모온다. 의류·용품·등산화 등 전문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굳혀오던 업체들이 토털패션화를 통해 사업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만큼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하며, 특히 원스톱 쇼핑 추세에 맞춰 구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특성과 관리 능력을 감안한 체계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직장인 김상현 씨(39세)는 얼마 전 주말을 이용해 청계산을 찾았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등산화를 하나 구입하려고 매장을 둘러보는데 평소 즐겨 신던 A브랜드의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이 브랜드 제품을 등산화 가게에서 구입했었는데, 번듯한 간판을 달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매장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평소 등산화만 생산하는 줄 알았던 이 브랜드에서 의류를 비롯 다양한 등산용품도 상당 비중을 차지하면서 판매되고 있었다. 등산복도 한 벌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바지, 티셔츠를 함께 구입했다. 들어간 돈은 30만원 가량. 할인점이나 재래시장에 비해 다소 비쌌지만 평소 A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은데다 품질도 만족스러워 한꺼번에 구매했다.
소비자는 원스톱 쇼핑을 원한다
몇 해 전까지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로 주변의 등산 전문점과 남대문·동대문 등 재래시장 위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백화점·할인점·대리점 등으로 다원화되고 있다. 특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은 구매가 편리한 단독 브랜드 매장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류·용품·등산화 등 전문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업체들이 상품의 구색을 늘리는 등 토털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 브랜드에서 모든 아이템을 구매하는 원스톱 쇼핑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유통환경도 크게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스톱 쇼핑을 선호함에 따라 점주들도 단독 브랜드 매장을 선호하게 된 것. 아웃도어 유통환경에서 등산 전문점 등 재래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70%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브랜드 매장을 선호해 갈수록 큰 폭으로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말 영남권 대형 유통업체인 동양레저가 부도를 내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단품업체들의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은 브랜드력을 갖춘 ‘브랜드’를 선호하는데 취급점 유통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등산로 주변 소규모 취급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도봉산 입구에서 3년째 취급점을 운영하고 있는 윤정민 사장은, “올 들어 매출이 매월 10~20%씩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취급점 유통은 앞으로 특화된 아이템이 없으면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브랜드 매장으로 바꿀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취급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단일 브랜드 매장 체제로 전환한 곳은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 이러한 상황을 반증한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K2」는 토털화를 일찍 도입한 사례. 국내 등산·안전화 시장점유율 40%에 달하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확대 차원에서 지난 2000년 의류 라인을 도입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브랜드 단독매장으로 전환한 이후 의류 매출이 6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등산화·용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1월 초 현재 133개의 단독매장을 운영중이며 올해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렉스타(대표 이상도)도 의류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부산이 본거지인 트렉스타는 등산화 전문 제조업체. 의류사업 진출을 위해 서울 강남에 지사를 개설하고 사업부를 구성했다. 탄탄한 등산화의 인지도 및 상품력을 바탕으로 의류 분야에서 고급 브랜드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젯아이씨(대표 김홍)의 「웨스트우드」는 현재 의류 단품으로만 연간 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년부터는 용품·등산화로 범위를 넓혀 단독 브랜드 매장을 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저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코베아(대표 김동숙)는 20여 년 간 가스버너 등 가스기구를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용품 전문 생산기업. 지난해부터 독일 브랜드 「바우데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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