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프웨어 시장은 기능성을 강조한 브랜드보다는 패션성을 강조한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였다.「엘르골프」의 선전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엘르골프」는 본지가 실시한 바이어 설문에서 올해 최고 브랜드와 내년 시장주도 브랜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토털화와 라이프스타일웨어로의 인식전환도 올해 골프웨어 시장을 정리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다. 패밀리형 브랜드인 「빈폴골프」와 토털 어덜트캐주얼로 거듭난「레노마」가 업계의 주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사치스런 활동으로 생각했던 골프를 스포츠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골프웨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접근에도 변화가 일고 있음을 확인하는 한 해였다. 이에 최근 몇 년 간 동반 성장하던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변화된 욕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골프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며 “올해보다 내년에 이러한 조정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기 거친 내년 뉴서티 주목
브랜드별로 보면 볼륨 브랜드와 라이선스 브랜드는 그런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뉴서티 브랜드와 직수입 브랜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특히 뉴서티 브랜드의 경우 그 동안 다소 시장이 왜곡된 것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이유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의 한 바이어는, “골프웨어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변화 욕구가 뉴서티 브랜드를 통해 표출된 것 같다. 이 때문에 뉴서티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지만, 다소 거품도 있었다”며 “올해는 뉴서티 브랜드 입장에선 조정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조정기를 거친 내년에는 재작년과 같은 새바람을 일으킬 주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휠라골프」는 지난 11월 여성복 출신의 이소영 상무를 영입, 내년 봄상품부터 기존 이미지에 패션성을 대폭 가미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트루사르디」도 캐주얼 시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박재홍 상무를 축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직수입 브랜드가 주춤한 것은 합리적 소비행태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전문가는, “브랜드 파워와 오리지낼리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직수입 브랜드를, 패셔너블하고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찾는다”며 직수입 브랜드들이 주춤한 이유로 소비자의 소비행태 변화를 지목했다.
한편 「버버리골프」 「발리골프」 「던힐골프」 등 직수입 브랜드의 가세로 내년 골프웨어 시장에는 직수입 파워 강세가 점쳐진다. 특히 「버버리골프」는 롯데백화점, 「발리골프」는 신세계백화점, 또 현대백화점은 기존 브랜드인 「쉐르보」와 전략적 파트너로 함께한다는 말이 업계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어, 유력 백화점간 대리전이 되리란 전망도 낳고 있다.
한국데상트에서 전개할 「던힐골프」는 기존 「밀라숀」과 복합매장 형태로 전개한다. 「던힐골프」는 남성, 「밀라숀」은 여성라인 위주로 전개한다.
매스밸류 골프웨어 시장은?
골프 시장은 최근 2년 사이에 생산을 기반으로 한 내셔널 볼륨 중저가 브랜드들이 가세,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유통구조에 있어 백화점 대신 가두점을 주력으로 삼으며 빠르게 성장, 골프 시장에 새로운 주류를 형성했다. 특히 이들 브랜드들은 가두상권의 특성을 살려 골프웨어는 물론 레포츠, 타운웨어 등 성인 캐주얼 시장 전반을 아우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브랜드간 지나친 경쟁과 가격 이외에 또 다른 가치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로 인해, 올해 이들 내셔널 중저가 브랜드들은 성장 후폭풍을 맞고 다소 주춤한 상태. 이런 가운데 최근 라이선스 브랜드들의 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변혁기를 맞고 있다. 특히 「크로커다일레이디스」를 통해 라이선스 파워를 실감한 터라 새로운 파워 브랜드 탄생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매스밸류 골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라이선스 브랜드는 「테일러메이드골프」와 「엘레강스스포츠」.
「테일러메이드골프」는 아디다스 골프 브랜드로서 브랜드 파워에 글로벌 소싱력을 갖춘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슈페리어 출신의 채현규 상무를 영입하며 적극적으로 국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점도 기대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반면 아디다스의 글로벌 시스템을 통해 문제점을 시정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 욕구 반영까지 1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 것이 단점.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전망이다.
팬텀에서 내년 봄 런칭하는 「엘레강스스포츠」는 럭셔리한 브랜드 감성을 합리적 가격에 전개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하지만 가격경쟁력 확보에 있어 구체적인 복안 없이
박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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